(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예전보다 강력한 신인이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포스트시즌 임전 각오를 밝히던 최규병 SK엔크린 감독이 아쉬움을 내비쳤다.
31일 서울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열린 2017 KB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는 한국 바둑의 과제를 논하는 시간도 있었다.
'신인 가뭄'에 대한 주제가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다.
최 감독은 강력한 신인 부재와 함께 '군 제대 선수의 부진'도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한국 바둑리그 또는 한국 바둑계 전체가 풀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올 시즌 KB바둑리그 9개 팀 45명의 선수(퓨처스리그 제외) 중 신인은 두 명밖에 없다.
한국물가정보의 설현준 3단과 신안천일염의 심재익 1단이다.
이 가운데 설현준 3단이 7승 7패로 선전했고, 심재익 1단은 1승 11패로 고전했다.
김성룡 포스코켐텍 감독은 더 쓴소리를 냈다.
김 감독은 "저도 프로가 될 때는 타이틀을 따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하지만 지금 어린 기사들은 바둑리그 주전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꿈이 작으니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없다"고 '지나치게 현실적인 꿈'을 지적했다.
중국과의 실력 차도 신인의 사기를 꺾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감독은 "우리 세대에서는 이창호 9단이 중국을 이겼고, 그다음 세대에서도 중국을 이겼다. 하지만 요즘은 어린 기사들이 중국에 자주 지다 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국내랭킹 2위인 신진서 8단 같은 '또래 슈퍼스타'가 승승장구하는 모습도 어린 기사들을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김 감독은 덧붙였다.
그래도 미래가 어둡기만 하지는 않다.
김 감독은 "그래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희망적이었다. 올해는 설현준과 이창석처럼 많은 젊은 선수가 이름을 알려서 희망적인 리그가 됐다"며 "내년에는 어린 선수가 많이 나올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이창석 3단은 BGF리테일CU 퓨처스리그 선수지만, 올시즌 정규리그에도 14경기에 출전해 9승 5패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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