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현재 방송사태는 과거 방송 잘못의 반작용"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여야는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언론장악'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여야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비판 발언을 쏟아내며 거친 공방을 벌였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을, 자유한국당은 현 정권이 임명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각각 규탄하면서 '방송장악' 의혹을 캐물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검은 상복 차림을 한 채 가슴에는 '공영방송'이라고 적힌 근조 리본을 달고 국감을 진행했다.
김정재 의원은 이 위원장에게 "민주당의 방송장악 내부 문건을 본 적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현실에서의) 진행 과정이 문건과 흡사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민경욱 의원은 "방송장악을 위한 사전 작업이 시작됐다"면서 "정부·여당을 머리로, 권력기관·좌파단체·방통위는 몸통이 되어 21세기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도저히 믿기 어려운 폭거가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방송장악은 사실 9년 가까이 된 일이고 방송은 빈사 사태를 넘어 유린당했다"면서 "한국당 의원들이 근조 리본과 상복을 입고 왔는데 우리는 이미 상당히 오래전에 탈상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상복을 입고 다닐 일이 없고 방송을 부활시키는 게 저희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현재 방송사태는 과거 방송의 잘못과 여러 가지 비판, 이런 데서 반작용 성격으로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런 것을 통해 방송이 정상화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고 이사장에 대해 "고 이사장은 자신의 재판을 갈릴레이의 재판에 비유하면서 자신이 재판에서 지더라도 재판장을 나오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말하겠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특히 남북이 대치하는 한국과 같은 상황에서 특정인을 공산주의자라고 단정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그렇게 지칭한 분을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신 의원이 이 위원장에게 이인호 KBS 이사장과 조우석 이사의 해임청원서를 언제 처리를 할 것이냐라고 물은 것도 여야 공방의 한 소재가 됐다.
질의 직후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국회의원이 방통위원장에게 임원을 '처리'하라고 하는 게 어디 있느냐"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도 "인사권에 개입할 수 없는 분이 질의하고, 개입할 수 없는 분이 답변했다"면서 "방금 이 자리에서 엄청난 불법과 월권이 왔다 갔다 했다"고 비판했다.
그밖에 한국당 의원들은 방통위가 지난 26일 방문진 보궐이사 2명을 선임한 것과 관련, 외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방통위원들의 통신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과방위는 지난 26일 한국당 보이콧으로 파행됐던 KBS·EBS에 대한 국감을 다음 달 10일 실시키로 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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