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메가톤급 성추문으로 촉발된 미국 내 성폭력 고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번지는 가운데 영국에서는 현직 차관에 이어 이번에는 현직 장관이 연루됐다.
최근 여성 언론인 줄리아 ?리-브레웨가 15년 전 한 내각 차관이 "내 무릎에 거듭 손을 올려놨다"고 말했는데 그 장본인이 바로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으로 확인됐다고 대중지 더 선이 31일 보도했다.
할리-브뤠에는 "한 차관이 보수당 콘퍼런스 만찬에서 내 무릎에 거듭 손을 올려놨다. 다시 한번 그러면 얼굴에 주먹을 날려줄 것이라고 조용하고 정중하게 경고했고, 그는 손을 가져갔다. 그게 그 일의 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줄리아는 "당시 성희롱을 당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팰런 장관은 더 선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했지만, 당시 사과를 했고 자신과 줄리아 모두 그 일은 거기서 끝난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한편 더 선은 의회에서 집권 보수당 의원들을 위해 일하는 남성과 여성 직원들이 익명으로 작성한 '성희롱 명단'에는 전·현직 각료 21명을 포함해 보수당 의원 36명의 이름이 올라있다고 보도했다.
신체를 손으로 더듬는 행위, 성희롱, 직원들에게 낙태를 강요하는 행위, 침묵을 요구하면서 돈을 준 행위 등이 적혔지만, 일부는 부적절하지 않은 행동들도 담겼다고 더 선은 전했다.
명단에는 2013년 취직을 위해 면접을 보러 온 한 19세 여성 지원자에게 성적으로 노골적인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폭로돼 지난 28일 사과한 전직 각료로 기혼자인 스티븐 크랩 의원, 여비서에게 런던 성인용품점에서 성인용품 2개를 사오라는 심부름을 시킨 마크 가니어 국제통상부 차관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테리사 메이 총리는 전날 저녁 의원들의 성희롱을 엄중히 단속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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