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한반도 평화정착 기여하는 회담 돼야"

입력 2017-11-02 12:01   수정 2017-11-02 17:48

[한미정상회담] "한반도 평화정착 기여하는 회담 돼야"

"긴밀공조 가장 중요, 이견 노출되지 않아야"…국내 전문가들 제언

'북미협상' 제안 주장도 나와…"방위비·FTA는 거시적 논의 바람직"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이상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북핵 해법과 관련해 이견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수 국내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을 앞에 두고 한미가 긴밀하게 동일한 해법으로 공조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견이 노출되는 것은 굉장히 좋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대북 정책 등과 관련해 "서로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오해와 불신을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해와 불신이 분출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정상회담이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 완화에 기여하는 회담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 열린 지난 6월 한미정상회담이 한반도 긴장완화와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협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있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하는 방향의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온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강한 대북 압박 기조에 대해 북핵 위기의 당사자로서 우리 정부가 어떠한 입장을 보여야 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윤덕민 전 원장은 "물론 대화나 평화의 방향으로 가야겠지만, 그것을 강조함으로써 한미간 마치 다른 생각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외교차관을 역임한 김성한 고려대 교수도 "워싱턴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북핵 동결이 이뤄지면 남북관계 개선에 매진하고 비핵화는 미루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며 "동결 얘기를 꺼내기보다 한미가 힘을 합쳐 강한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이끌어내자는 메시지가 전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1∼2년 내 전략핵무기까지 배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제재 일변도로 가면 북한에 아픔만 줄 뿐 핵보유를 막지는 못한다"면서 "제재와 군사훈련 강화에 동의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북미 협상을, 대화를 해야 한다고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감히 협상을 재개하면 올림픽도 평화롭게 잘 치르고, 한국 국민과 국제사회가 대통령의 평화 의지를 매우 존경할 것이라는 점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성렬 연구위원도 "우리의 한반도 평화 구축에 대한 노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도록 함으로써 내년 동계올림픽 종료까지는 최소한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등 자리에서 예상하지 못한 발언을 내놓을 수 있는 만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미국의 핵억지 보장과 관련해 우리의 요구를 적극 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성한 교수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디테일하게 논의하기보다 협상을 통해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선에서 마무리하는 게 좋지 않나 싶다"며 "FTA도 우리는 '윈윈 구도'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개정 협상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취지의 거시적 담론 수준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홍현익 연구위원은 "한국이 최대의 안보 위기를 맞은 상황임에도 국제사회의 여망에 따라 핵개발을 자제하는 만큼 미국이 전략자산의 상시순환배치를 해줘야 한다고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 첫 공식 일정으로 경기도 평택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찾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성렬 연구위원은 "최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방한 계기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함으로써 한미동맹 강화 측면에 성과가 있었으니 트럼프 대통령은 평택 미군기지 방문을 통해 한미동맹의 발전된 모습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효과를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한 교수는 "한국의 지대한 공헌과 지원으로 기지가 자리 잡게 됐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주한미군 측과 사전 조율을 잘 해서 프레젠테이션이 잘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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