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사장단에도 '세대교체' 바람…깜짝·발탁인사 가능성 주목
"이재용 경영철학 보여주는 인사 될 것"…미전실 출신 복귀 여부 관심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삼성전자의 '인사 시계'가 급박하게 돌고 있다.
지난달 31일 3개 사업부문장(대표이사)에 대한 인사가 이뤄진 데 이어 이르면 하루 이틀 안에 사업부장에 대한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1일 재계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이 신임 DS(부품)·CE(소비자가전)·IM(IT·모바일)부문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이들이 맡고 있던 반도체총괄 사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무선사업부장(사장)에 대한 인사가 금주 내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 분이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현업 사업부장 자리는 당장 공석이 됐다"며 "중요한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는 만큼 곧 인사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부문장 인선이 '안정 속 세대 교체'란 코드를 따랐던 만큼 후임 인사도 비슷한 맥락에서 단행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용퇴 선언에 윤부근(전 CE부문장)·신종균(전 IM부문장)이 동참하면서 삼성전자 경영을 책임지는 3인의 대표이사가 모두 50대 젊은 피로 수혈됐다.
그러나 이들 3명은 모두 해당 사업부문에서 오래 근무하며 실력을 입증해 온 '준비된 2인자'들이었다는 점에서 별다른 파격이나 이변은 없었다.
3개 부문장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다만 3개 부문장이 안정 속 세대 교체 노선을 택한 만큼 이어질 사장·부사장급 인사에선 조금 파격적 발탁 인사나 깜짝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새로운 활력소를 마련하기 위해 과감한 인선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후속 사장·부사장급에 대한 인선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철학과 색채를 좀 더 잘 보여주는 인사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의 또 다른 관심사는 전자 외 다른 계열사에 불어닥칠 '인사 바람'이 얼마나 거셀 것이냐다.
지난해 '최순실 사태'로 삼성 그룹 차원의 사장단 인사를 한 해 건너뛴 데다 최근 3년간 큰 폭의 사장단 인사가 없었던 점에 비춰 대폭적 물갈이가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당장 권오현 부회장이 겸직하던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에 대한 인사가 금주 중 날 전망이다. 여기에 같은 전자 계열인 삼성SDI·전기·SDS 등의 계열사에도 세대 교체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3개 부문장이 모두 60대에서 50대로 갈린 것을 두고 계열사 사장단에도 '50대 사장'이 줄줄이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세대 교체가 이뤄지긴 하겠지만 나이 외에도 실적이나 임명 시기 등 다른 요소도 고려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자 계열사를 넘어선 금융 부문이나 건설·제조 부문 사장단 인사도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지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린다.
미래전략실 같은 컨트롤타워 조직이 없는 상황에서 잘 짜인 각본처럼 일괄적인 인사가 나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사장단 인사는 전 계열사를 인재 풀로 삼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게 합리적이란 시각도 있다.
과거 미전실 출신 인사들의 복귀 여부도 관심이다. 미전실 전략팀에서 전자 계열사 전략을 총괄했던 김용관 부사장이 6개월여간의 안식을 끝내고 최근 삼성전자로 복귀하는 등 미전실 출신 2명이 최근 복직했다.
여기에 이재용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정현호 전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사장)의 복귀도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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