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최고위원·초선 오만찬에 재선의원 비공개 면담까지
목소리 높이는 친박계…서청원·최경환, 직접 '구명 작업'도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배영경 이신영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의 '뜨거운 감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안 처리가 이번 주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 대표는 당분간은 소속 의원들을 만나 박 전 대통령 제명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당내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적극적인 여론전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친박(친박근혜) 진영은 개별 모임을 하며 박 전 대통령 제명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모으고 있으며, 무엇보다 제명의 또 다른 당사자인 서청원·최경환 의원 역시 직접 '구명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내 최고위원들과 오찬을 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찬에서 예상과 달리 박 전 대통령 제명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오찬을 마무리하며 "앞으로 당내 문제는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이 전부였다.
홍 대표가 친박계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박 전 대통령 제명안을 처리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또 이날 두 차례에 걸쳐 친박계 재선 의원 10여명과 비공개 면담을 하며 당 혁신을 위해 박 전 대통령 제명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저녁에는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초선 의원들과 만찬을 하며 이들의 의견을 듣고, 자신이 생각하는 혁신의 방향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홍 대표는 현 단계에서는 적극적인 설득작업을 통해 박 전 대통령 제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충분히 의견이 모이면 제명안을 처리하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3일 최고위원회의가 확정되지도 않았지만, 확정된다고 해도 이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마무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홍 대표는 당내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고위원회의 표결이라는 절차 대신 '정치적 합의'를 통해 제명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홍 대표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두를 이유도 없고, 3일에는 박 전 대통령 제명안이 올라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분위기가 형성되면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명안을 논의하되 손을 들고 표결하는 절차는 거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박 전 대통령을 제명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여론이 모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날 재선 의원들이 오찬을 했는데 참석자의 상당수가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홍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참석자도 적지 않았다.
이날 초선 의원들도 개별 회동을 했지만, "초선 의원들이 위기에 처한 당의 혼란을 수습하고, 당의 미래를 위해 자당의 변화를 주도하며,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며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을 내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탄핵 정국에서 숨죽이고 있던 친박 진영도 본격적으로 움직이며 이번 사태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박 초·재선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삼삼오오 모여서 박 전 대통령 제명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박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을 내보내면 안 된다는 의견에 조금도 변함이 없다"며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비판적인 여론이 많은 상황에서 홍 대표가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친박 진영의 좌장격인 서청원·최경환 의원도 직접 움직이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달 30일 친박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자신에 대한 제명 처분의 부당성을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서 의원은 최근 친박 의원들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거나 만나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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