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사태 발생 2개월여 만에 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지 미얀마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소식통들을 인용, 수치 자문역은 로힝야족 유혈사태 해결을 위해 설립한 UEHRD(인도적 지원·재정착·개발을 위한 연합 기업)의 대표단을 이끌고 이날 서부 라카인주를 방문, 난민 구호 및 송환, 재정착 및 재활 프로그램을 점검한다고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UEHRD 부의장인 윈 미얏 아예 박사는 라카인주 방문 계획이 있다고 확인했지만, 방문단에 수치 자문역이 포함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익명을 요구한 라카인주 경찰 관리는 "그들이 언제 올지는 확실치 않지만, 아웅산 수치 여사가 동행할 것이라고 들었다"며 "VIP 방문 계획에 따라 주도인 시트웨의 경비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가자문역실의 저 타이 대변인은 "(수치의 라카인주 방문 여부를) 확인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인 아웅 산 수 치는 그동안 로힝야족 '인종청소' 주장을 부인, 국제사회의 따가운 비난을 받았다.
특히 그는 지난달 19일 국정연설에서는 "모든 인권침해와 불법적인 폭력을 규탄한다"면서도 미얀마군의 잔혹 행위를 언급하지 않았고, 라카인주 이슬람교도 가운데 절반은 폭력사태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다.
이후 국제사회의 인종청소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고, 미얀마군에 대한 제재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미얀마에서 핍박받는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미얀마에 항전을 선포하고 지난 8월 25일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했다.
미얀마군은 ARSA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소탕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로힝야족 60만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과 일부 불교도가 민간인을 죽이고 집에 불을 지르는 등 로힝야족을 국경 밖으로 몰아내려 했다고 주장했고, 유엔은 이를 '인종청소의 교과서적 사례'로 규정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방화 등 행위가 ARSA 반군의 소행이라고 일축했으며, 미얀마군은 자신들의 행위가 극단주의 세력에 맞선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해왔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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