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봉송로 곳곳서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 성화가 2일 세계자연유산의 화산섬 제주도에서도 힘차게 타올랐다.
전날 밤 인천에서 안전램프에 담겨 제주로 건너온 '평창의 불꽃'은 이날 낮 성화봉에 다시 옮겨붙어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성화 출발은 30년 전 88서울올림픽 당시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화된 불꽃이 국내 처음으로 도착했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에서 축하행사와 함께 이뤄졌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이광국 현대자 국내영업본부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축하행사는 '탄소 발생이 없는 섬' 제주에 걸맞게 도민 50여명이 발로 특수 타일을 밟아 전기를 만들어 성화운송용 전기차를 충전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어 첫 성화 주자인 걸그룹 아이오아이 김소혜가 부친이 운전하는 전기차에 타 성화를 봉송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 자리에서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인의 보물섬 제주에서 출발한 성화가 전국에 전달되고 북한에까지 통일의 기운으로 갔으면 좋겠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했다.
성화 출발 행사가 펼쳐진 제주공항부터 신제주 입구 교차까지 800m 구간은 차량을 운전하는 관광객과 도민들이 도로를 양보하며 성화봉송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아낌없이 지원했다.
세 살 딸과 함께 성화봉송을 응원하던 강의현(38·제주시)씨는 "9살 때 서울올림픽 성화가 제주에서 봉송되는 것을 본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30년 만에 다시 올림픽 성화봉송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대학생 고창진(26)씨는 "개인적으로 겨울철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며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제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겨울 스포츠가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성화봉송 응원을 나왔다"고 말했다.
천혜의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제주에서의 첫날 성화봉송은 총연장 21.4㎞의 제주 시가지에서 85명의 주자와 차량 등에 의해 저녁까지 이뤄진다.
성화봉송에는 외국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 정착 주민, 장애인 단체, 청년 인재, 중소기업인, 체육유공자 등이 참여했다.
오후 5시 44분께 제주시 고마로에서는 말을 탄 기수들의 이색 성화봉송이 펼쳐진다.
제주시 일도2동 민속보존회 풍물패가 선두에 서고 그 뒤로 자치경찰 기마대 3명이 제주은행 연삼로지점 사거리에서 성화봉송 주자에게 불꽃을 넘겨받아 성화를 옮긴다. 고마로는 조선 시대 수백 마리의 말떼를 방목했던 고마장(雇馬場)이 있던 곳이다.
이후 성화는 12명의 주자를 거쳐 '제주도의 푸른밤'을 지새울 제주시 탑동해변공원으로 옮겨진다.
탑동공원에 설치된 성화대에 오후 6시께 '평창의 불꽃'이 옮겨지면 포토타임과 함께 환영행사가 진행된다.
축하행사는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이라는 주제로 제주 전통과 현대 문화가 어우러진 문화공연으로 마련된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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