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 "난민 수용 위해 여객선·군함까지 총동원"

입력 2017-11-02 18:53  

그리스 정부 "난민 수용 위해 여객선·군함까지 총동원"

최근 하루 도착 난민 수 200명…상반기 대비 4배 증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작년 3월 유럽연합(EU)과 터키의 난민 송환 협정 이후 급감한 그리스행 난민이 최근 다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정부가 겨울철을 앞두고 수용 한계에 처한 난민 캠프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비상 대책을 발표했다.

야니스 무잘라스 그리스 이민 장관은 1일 "지난 8월15일 이후 난민 유입이 증가하며 섬 지역 난민촌 운영에 막대한 어려움이 초래되고 있다"며 지역 당국과 협의해 호텔 등을 난민 거처로 우선적으로 활용하고, 여객선 또는 군함 등도 난민 수용에 동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잘라스 장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하루 50명 수준에 그치던 그리스 입국 난민 수는 지난 8월 중순 이후 200여 명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터키발 난민들의 주요 도착지인 에게 해 섬들의 난민 캠프는 적정 인원의 2∼3배에 달하는 난민들을 초과 수용하며 몸살을 앓고 있다.

적정 수용 인원이 2천200명인 레스보스 섬의 난민촌에서는 현재 5천명이 넘는 난민이 생활하고 있고, 700명을 수용하도록 설계된 사모스 섬의 난민촌은 2천명이 넘는 난민들로 발 디딜 틈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잘라스 장관은 겨울철이 다가오며 도서 지역 난민촌의 생활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는 우려를 잘 인지하고 있다며 "(난민들을 수용하는)추가 공간을 찾는 것이 긴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EU와 터키의 난민 송환 협정 이후 발칸 반도 국가들이 국경을 봉쇄함에 따라 서유럽으로 향하는 길이 막힌 탓에 현재 그리스에는 6만여 명의 난민이 발이 묶여 있다.

EU와 터키 간 난민 송환 협정은 그리스 섬에 도착한 난민들이 섬에 머물며 난민 자격 심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어, 대부분의 난민이 레스보스 섬 등 도서 지역 난민촌에서 옴짝달싹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이날 아테네에서는 난민 자격 심사가 지연돼 독일 등 다른 유럽연합(EU) 국가에서 이미 난민 지위를 부여받은 가족들과 합류가 늦어지고 있다며 시리아인들이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상당수가 여성들과 어린이들인 이들 시리아 난민은 EU법이 제시한 가족 결합을 위한 난민 이송 시한인 6개월을 훨씬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난민 자격 심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며 가족 간 생이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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