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의 세계적인 거리예술가 뱅크시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100주년을 맞은 밸푸어 선언(Balfour Declaration)을 비꼬는 작품을 전시했다.
그의 작품은 서안지구를 막는 이스라엘의 장벽에 'Er(엘리자베스 여왕)...미안(SORRY)'이라는 문구를 새긴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복장 차림을 한 여배우가 작품을 공개해 시각적 효과를 더했다.
이스라엘 장벽에 새긴 이 작품은 뱅크시가 영국 정부와 이스라엘 정부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한편 이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런던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총리집무실에서 실무 오찬을 가진 후 밸푸어 선언 100주년 기념 만찬에도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나는 이스라엘 건국에서 영국의 역할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밸푸어 선언은 1917년 11월 2일, 아서 밸푸어가 영국 국적의 유대계 유력 인사 월터 로스차일드에게 보낸 서신이다. 서구 열강 중 처음으로 영국이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 건국을 공식 지지한 사건으로 '이스라엘 건국'의 촉매로 작용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고전하던 영국이 미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선언이었다.
밸푸어는 단 67개 단어로 이뤄진 이 서신에서 "영국 정부는 팔레스타인에 유대인의 본국 설립을 긍정적으로 여기며 이 목표 실현이 가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밸푸어는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에 사는 비(非)유대 사회의 시민권이나 종교의 자유, 또 다른 나라에 있는 유대인이 향유하는 정치적 권리와 지위를 해치는 어떤 일도 없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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