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체력안배 위해 1라운드 초반 김학민 선발에서 제외
김학민 "뒤에서 보니 경기도 잘 보여…우리 팀 누가 들어가도 괜찮다"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박기원(66) 대한항공 감독은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 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둔 뒤에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후 패장인 김철수(47) 감독은 선수들에게 밝은 모습으로 박수를 보냈지만, 박 감독은 심각한 표정으로 선수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인터뷰장에서도 박 감독은 "오늘 경기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이 정도 수준으로 경기했다가는…(밀린다). 경기에 임하는 우리 정신력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앞으로 2∼3일 정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한항공은 1세트 앞서가다 역전을 허용한 끝에 33-35로 내줬고, 3세트 역시 24-23으로 승기를 잡은 뒤 내리 3실점 했다.
박 감독은 "노선 변경을 해야 할 것 같다. 생각보다 우리 수준이 빨리 올라오지 않는다. 김학민이 직접 들어가야 할 것 같다"며 "정지석이 크면 리그를 끌고 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해 팀이 어려워도 (기용)하고 있는데,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의 가장 큰 특징은 에이스 김학민(34)을 의도적으로 전력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박 감독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학민을 '봄 배구'까지 최상의 컨디션으로 쓰기 위해서는 다소 여유가 있는 1∼2라운드에 휴식을 주는 게 해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는 팀에게 연거푸 발목 잡히며 3승 2패(승점 8)로 3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날 김학민은 웜업 존에서 줄곧 경기를 지켜보다 5세트에서야 처음부터 코트를 지켜 중요할 때마다 득점을 올렸다.
올린 점수는 총 6득점에 그치지만, 5세트 필요할 때마다 득점을 올려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학민은 "몸 상태는 괜찮다. 우리 팀은 선수층이 두터워 누가 들어가도 괜찮다"면서 "밖에서 경기를 보면 잘 보인다. 들어가서 도움이 돼야 한다. 지금은 들어갈 때 분위기를 바꾸는 게 맞는 거로 생각한다"고 감독의 지시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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