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 "박수환 대표가 협박"…'성공시 100억 보수'(종합)

입력 2017-11-03 18:30   수정 2017-11-03 21:10

조현준 효성 회장 "박수환 대표가 협박"…'성공시 100억 보수'(종합)

박수환씨·송희영 전 주필 재판서 증언…"'모친 제압, 형 겁먹게' 코치"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효성그룹의 가족 분쟁에 박수환 전(59·여)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가 개입해 일을 키웠다고 조현준(49) 효성 회장이 법정에서 증언했다. 그는 동생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박 전 대표의 시나리오대로 일가를 상대로 민·형사 고소·고발 등 공격에 나섰다는 주장을 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표와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의 배임수재·배임증재 혐의 재판에서 조 회장은 검찰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진술했다.

증인 신문은 박씨의 회사 운영 방식, 송 전 주필과의 관계 등을 입증하기 위해 검찰 신청으로 이뤄졌다.

조 회장은 "2013년 2월 동생이 퇴사한 후 박 전 대표가 찾아와 '조 전 부사장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으면 효성이 서초동을 가게 될 것이라며 협박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런 내용이 박 전 대표의 개인 PC에 저장된 문건에 나온다고 주장했다. 문건에는 'HJ를 제압하고 충분히 겁먹게 해야 한다. 준비한 메시지 봉투를 제시하고 위법행위 리스트를 언급' 등의 내용이 있었다.

조 회장은 "동생의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매입하라는 박 전 대표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2015년 3월 8일 동생 부부가 부모님인 조석래 전 회장 부부 집을 찾아와 난동을 부린 일도 박씨의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닷새 전인 3월 3일 박 전 대표가 조 전 부사장에 보낸 문서에 '미팅 타깃 오디언스는 M(모친) 제압. M 입장에서 타격이 될 단어. 메시지가 충격적이어야 한다' 등의 지시가 적혀있다고 검찰은 강조했다.


조 회장은 박 전 대표가 친한 기자들을 통해 자신을 협박한 것 같다고도 주장했다.

기자들이 효성 측을 만난 자리에서 분쟁 해결을 위해 동생의 주식을 매입하라는 얘기를 한 것을 두고 "이런 문제를 왜 기자들이 우리한테 전달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씨가 분쟁에 개입한 이유와 관련해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비상장장 주식을 조 회장이 고가에 매수하도록 하는 계획이 성공하면 100억을 받기로 약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음 재판은 13일 오전 10시 열린다.

bo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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