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제도권 금융 시장 진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7천달러를 넘어서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자 일본 증시 상장 IT(정보기술)기업들이 잇따라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상승은 앞서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연내 개시하겠다고 지난달 말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파생상품이 CME에서 거래되면 은행과 중개사들이 향후 비트코인 급등락 위험을 회피할 수 있고 개인 투자자들도 쉽게 비트코인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업계에서는 가상화폐를 손에 넣기 위한 "마이닝(채굴)" 사업은 물론 가상화폐를 이용한 결제시스템에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IT 대기업인 GMO인터넷은 내년 4월에 약 100억 엔(약 1천억 원)을 투자해 비트코인 마이닝 사업에 참여한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3일 전했다.
GMO는 독자개발한 고성능 반도체를 이용, 전기료가 싼 북유럽에 거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전세계 비트코인 마이닝의 6% 정도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이후 점유율을 30%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가상화폐 채굴에는 컴퓨터를 구동하는 전기요금 등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회사 측은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여서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마가이 마사토시(熊谷正?) GMO 회장 겸 사장은 "1비트코인당 5만 엔(50만 원)이 넘으면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비트코인 이용이 확대되면 값이 더 올라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값은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아 1코인당 80만 엔(약 8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GMO의 사업규모도 매출액 기준 수백억 엔(수천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금융사업체인 SBI홀딩스도 마이닝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가상통화와 엔화의 교환업과 가상통화를 이용한 자금조달 방법인 신규가상화폐공개(ICO) 컨설팅 사업도 곧 시작한다. IT 대기업인 사이버에이전트는 내년 봄 가상화폐 교환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금년 4월 "거래소"로 불리는 가상화폐 교환업자를 규제하는 개정자금결제법이 시행됐다. 가상통화의 정의를 명문화해 업자는 금융청에 등록하도록 했다. 가상통화 이용자는 업자에게 계좌를 개설할 때 본인확인을 철저히 하도록 했으며 업자가 가상통화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도 점검하도록 했다.
SBI홀딩스 홍보담당자는 "법적 뒷받침이 이뤄져 상장기업도 진출하기 쉬운 환경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일 오후 4시께(이하 한국시간) 7천 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8시 7천392달러(약 822만6천 원)로 치솟아 역대 최고가를 찍은 뒤 3일 오전에도 7천 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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