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난민기구(UNHCR)는 3일(현지시간) 국적을 갖지 못한 사람이 전 세계에서 최소 300만명에 이른다며 2024년까지 이들에게 국적이 부여될 수 있도록 각국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이날 펴낸 '여기가 우리 집이다(This is our home)' 보고서에서 미얀마 로힝야족과 시리아 쿠르드족, 옛 유고연방의 집시, 케냐 펨바족 등이 무국적자로 방치된 채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난민기구는 무국적자들이 대부분 거주지에서 소수자이기 때문에 다수로부터 핍박받고 있다면서 최근 미얀마 군부의 탄압으로 60만 명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을 사례로 꼽았다.
캐럴 배첼러 UNHCR 국제보호담당 국장은 "국적 없이 산다는 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정체성이나 신분 증명 서류 등을 갖지 못하는 것뿐 아니라 직업과 교육의 기회도 빼앗기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로힝야족이 미얀마 정부로부터 의도적으로 배척당하는지와 관련해 "미얀마에는 국민으로 인정하는 법체계가 있지만, 로힝야족은 그 체계 안에 들어가지 못한다"면서 "결과만 놓고 보면 배척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실질적으로는 한 국가의 영토에 거주하고 있지만 국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해당 국가가 국적을 부여할 것을 촉구하면서 태국, 케냐의 사례를 들었다.
태국에서는 2012년 이후 3만 명이 국적을 취득했고 케냐에서도 4천여 명의 마콘데족이 지난해 43번째 정식 부족으로 등록돼 국적을 갖게 됐다.
유엔난민기구는 "태국과 중앙아시아, 러시아, 서아프리카 등에서 무국적자가 줄고는 있지만 2024년까지 무국적자를 없애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 많은 사람이 국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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