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서 동지로' 임기영-함덕주 "아직은 어색하지만…"

입력 2017-11-06 06:05  

'적에서 동지로' 임기영-함덕주 "아직은 어색하지만…"

임기영 "목표는 우승, 뭐든지 1등을 하고 봐야"

대표팀 '두번째 투수' 함덕주 "감독님 믿음에 보답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어제의 적을 동지로 만났다.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국가대표팀이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첫 훈련을 소화하며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달 30일 막을 내린 한국시리즈에서 패권을 놓고 다퉜던 임기영(24·KIA 타이거즈)과 함덕주(22·두산 베어스)도 이제는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는 사이가 됐다.

이날 훈련을 마치고 만난 임기영은 "한국시리즈 끝난 뒤 본가에 가서 부모님과 친척분들에게 인사드리느라 연습을 거의 못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래서 오늘 훈련이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괜찮아질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임기영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KIA의 통산 11번째 우승에 힘을 보탰다.

정규시즌(8승 6패 평균자책점 3.65)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임기영은 이번 대표팀에서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 환경도 그에게 우호적이다. 대표팀에 소집된 2명의 포수 중 한 명인 한승택은 같은 KIA 소속이라 배터리 호흡에는 전혀 걱정할 게 없다.

정민철 대표팀 투수코치는 임기영의 한화 이글스 시절 투수코치이기도 했다. 김윤동(KIA), 김명신(두산)은 경북고 출신 동기이며, 박세웅(롯데)은 고교 2년 후배다.

그런 임기영에게 딱 한 명 불편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함덕주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한국시리즈에서 서로의 가슴에 칼끝을 겨누던 적이었다.

하지만 임기영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둘 다 어린 걸요. 또 제가 낯 가리는 성격이 아니라서 장난도 치고 하면서 친해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기영은 "함덕주와는 한국시리즈에 관해서 얘기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대신 김명신이 고등학교 동기다. 그러다 보니까 명신이가 부럽다고 해서 서로 많이 웃었다"고 소개했다.

임기영은 "선발 욕심은 딱히 없다. 대표팀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고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뜻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다. 일본 야구의 심장으로 수많은 국제대회가 이곳에서 열렸지만, 임기영에게는 첫 방문이다.

그는 "일본은 오키나와, 미야자키만 가봤는데 도쿄 자체가 처음"이라며 "도쿄를 간다는 것만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도 우승했는데, 이번 대회도 우승하고 싶다. 목표는 우승"이라며 "뭐든지 1등하고 봐야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함덕주도 한국시리즈의 아픈 기억은 제쳐놓고 대표팀의 우승을 위해 임기영과 의기투합했다.

그는 "아직 어색하긴 한데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며 "나이 차이도 크지 않아서 말도 잘 통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선발의 바로 뒤를 받치는 두 번째 투수로 보직이 정해진 함덕주는 "물론 누구나 선발을 꿈꾸지만, 뒤를 받쳐주는 투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상황에서 잘 막아내겠다. 준비 잘해서 선동열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대표팀이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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