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 합의금까지'…학부모 뇌물 받은 교사 징역 5년

입력 2017-11-06 06:51  

'음주사고 합의금까지'…학부모 뇌물 받은 교사 징역 5년

"빌린 돈·호의" 주장…법원 "5천만원 전액 직무관련성·대가성 인정"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음주사고 합의금 대납을 포함해 학부모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챙긴 의혹을 받은 고등학교 교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4부(김귀옥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서울의 한 고교 교사 A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1억원, 추징금 5천만원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업무상 횡령)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학부모회 회장 겸 총무 B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해당 학교 운동부 감독이기도 한 A씨는 2012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B씨로부터 25차례에 걸쳐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B씨는 2013년부터 이듬해까지 학부모회 회원들로부터 매달 7만원씩, 국가대표 선발전 등 대회에 참가한 학생의 학부모들로부터는 10만원씩 갹출해 판공비 명목으로 A씨에게 23차례에 걸쳐 2천5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또 2012년 1월 A씨가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전해듣고서 1천만원을 그에게 건넸다.

2014년 2월에는 A씨가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서 B씨에게 합의를 해달라고 요청했으며, B씨는 피해자에게 합의금 1천500만원을 대신 내주기도 했다.

A씨는 재판에서 "판공비 명목으로 2천500만원을 받지 않았고, 나머지 2천500만원도 빌린 것일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B씨도 교사에게 건넨 돈의 성격에 대해 "아들의 대학 진학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운동부 전체 학생들을 위한 것이므로 직무와 대가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직무와 전체적으로 관련성 및 대가성이 인정된다"며 A씨가 받은 5천만원 전액을 뇌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B씨가 아들의 대학 진학 결과에 불만을 품고 A씨의 비리를 문제 삼을 듯한 태도를 보이자 A씨는 2015년 1월과 4월 돈을 반환했다"며 "이는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부당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공무원이 다액의 뇌물을 받아 죄책이 무거움에도 A씨는 차용금 내지 호의로 받은 것이라고 범행을 부인하며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A씨는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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