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예멘 반군 지도자에 335억원 현상금…역대 최고액

입력 2017-11-06 07:03  

사우디, 예멘 반군 지도자에 335억원 현상금…역대 최고액

IS 수괴, 오사마 빈라덴 보다 500만 달러 더 많아

중동 내 친이란 무장조직 압박 강화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6일(현지시간)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안사르 알라)의 지도자 압둘 말리크 바데르 알다인 알후티(38)에 3천만 달러(약 335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는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와 숨진 알카에다의 수괴 오사마 빈라덴, 현재 수괴 아이만 알자와히리에게 미 국무부가 건 현상금 2천500만 달러보다 더 많다.

후티가 이들처럼 '국제 공인'된 테러조직은 아니지만, 무장조직의 수뇌에 걸린 현상금 가운데는 역대 최고액이다.

사우디 정부는 이와 함께 알후티를 포함해 후티의 핵심 인사 40명에게 500만∼2천만 달러의 현상금을 발표했다.

2천만 달러인 후티의 핵심 인사도 10명이나 됐다. 알후티 이전에 현상금이 2천만 달러 이상인 인물도 알바그다디, 빈라덴, 알자와히리 셋밖에 없었다.

사우디 정부는 "이들 40명은 테러조직 후티의 테러를 계획, 실행하고 소속 테러분자의 활동을 지원했다"면서 "이들의 소재를 제보하면 체포 때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예멘 북부 사다 주(州)를 근거로 활동하는 시아파 계열의 무장조직 후티는 2014년 9월 혼란한 예멘 정국을 틈타 수도 사나를 사흘 만에 점령했다. 후티는 이듬해 1월 쿠데타로 예멘 정부를 전복했다.

사우디는 후티의 배후가 이란이라고 지목한다. 이란은 후티와 우호적이긴 하지만 직접적인 군사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이란은 후티가 수도 사나에 세운 통치 조직을 공식 정부로 인정한다.

사우디는 후티에 전복돼 남부 해안도시 아덴에 임시 수도를 마련한 예멘 정부를 지지한다. 유엔과 미국 역시 이 정부를 합법 정부로 인정한다.

사우디는 후티가 예멘을 점령하면 이란의 영향력이 걸프 지역으로 확대한다고 보고 2015년 3월 예멘 내전에 개입했다.

이날 성명에서도 사우디는 "후티는 사우디의 중동의 모든 테러조직의 후원자인 이란 정권의 지원을 받아 사우디의 안보를 지속해서 해치려 했다"면서 이란을 지목했다.

이어 "후티는 레바논 테러조직 헤즈볼라와도 군사적, 인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중동의 친이란 무장조직을 싸잡아 겨냥했다.

사우디는 4일 수도 리야드 인근까지 후티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거액의 현상금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성명에서 "후티는 그간 위험한 탄도미사일을 사용한 중대한 선례를 남겼다"며 "이들 불량 테러조직(후티, 헤즈볼라)은 탄도미사일로 사우디의 무고한 시민과 안보, 안정을 직접 위협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사우디는 역대 최고액의 현상금을 후티에 걸면서 예멘 내전을 신속히 종결하기 위해 더 강력한 군사작전을 예고한 동시에 중동 내 친이란 무장조직을 한층 압박한 셈이기도 하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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