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따로 실리 따로' 트럼프 스타일, 靑 주시…"北압박 공감"(종합)

입력 2017-11-06 17:46   수정 2017-11-06 17:47

'동맹 따로 실리 따로' 트럼프 스타일, 靑 주시…"北압박 공감"(종합)

트럼프-아베 회담 결과 예의주시…한미 정상회담 '미리보기'

트럼프, 동맹 강조하면서도 FTA, 무기 '세일즈' 등 이익 철저히 챙겨

中 견제하는 듯한 움직임은 부담스러운 대목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6일 손님맞이와 회담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참모들로부터 정상회담 준비와 관련한 보고를 받으면서 취임 후 세 번째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비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기 전 들른 일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하는 정상회담의 의제와 결과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극진히 예우한 일본을 향해 동맹관계가 끈끈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의 이익을 철저히 챙기는 실리적인 면을 보인 만큼 막판까지 '트럼프 스타일'을 분석하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에서 가장 주된 의제라고 할 수 있는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그에 따른 한미 공동의 대응, 한반도 평화구축 기조에는 이견이 없을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정책을 변경시키기 위해 압력을 최대한 높여가자는 데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를 놓고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목표 아래 한미 정상이 일찍이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만큼 이번에도 이 원칙을 재확인할 확률이 높다.

다만 우리 정부가 제재 못지않게 북한과의 대화에도 공을 들이는 점을 고려하면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상기시키고 한반도 평화 추구 기조에 미국의 동의를 얻는 데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정상회담에서 보여줬듯이 북핵 이슈 외에 경제·무역이슈의 불공정성을 제기하며 철저히 실익을 챙기려는 스타일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경영자 대상 간담회에서 "미일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며 대놓고 무역 불균형 문제를 지적하는 동시에 이와 관련한 미일간 협상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문제를 제기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을 계기로 좀 더 직접적으로 이를 언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양국이 모두 정상적으로 국내 절차를 거치면 일러도 내년은 돼야 재협상이 본격화할 전망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불공정하다고 지적해 온 FTA 재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자 강경한 태도를 보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그간 FTA의 호혜성 원칙이 지켜져 왔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 온 만큼 국익을 지킨다는 대원칙 아래 FTA 재협상 문제도 절차대로 정교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본에 요구했듯이 미국산 첨단무기 구매를 적극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산케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일 무역적자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구체적 해소 방안으로 미국산 첨단무기 구매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FTA 관련 문제는 충분히 예상했던 바이고 무기 구입과 관련해서는 우리와 일본의 처지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무기체계 관련 미국의 요구는 우리 군의 독자방위 능력을 향상시키고 한미 연합 방위력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미국산 무기 구매 요구에 대응할 논리가 있음을 시사했다.

청와대가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전부터 적극 중국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아시아 순방에 즈음해 호주에서 동북아, 인도에 이르는 지역을 '아시아·태평양'이라고 부르는 대신 '인도·태평양'이라는 용어로 다시 명명했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이 라이벌로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미국 해군 이지스 구축함인 '채피'는 최근 중국과 베트남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 인근 해역을 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이 이 지역에서 과도한 해상 영유권을 주장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차원이었다.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불리는 채피의 항행에 일본이 가세하는 등 호주와 인도를 포함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겠다는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움직임은 우리에게는 적잖이 부담스러운 대목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그동안 중국과의 무역도 불공정했다"면서 직접 중국을 거론하기까지 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따른 경색된 관계를 풀고 겨우 한중 관계의 해빙이 시작되려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견제에 동참을 요구한다면 문 대통령이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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