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방문기간에 '당선 1주년 축하파티' 연다

입력 2017-11-06 11:23   수정 2017-11-06 16:26

트럼프, 중국 방문기간에 '당선 1주년 축하파티' 연다

'선물보따리' 안고 귀국…中시장 개방 난제 시선 돌리는 '눈속임' 시각도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방문 기간에 취임 1주년 축하 파티를 열 계획이다. 중국에서 받을 '선물보따리'에 대한 사전 축하 파티이기도 하다.

6일 중화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도착전 전용기 안에서 자신이 중국 방문 기간에 마침 대통령 당선 1주년을 맞는다며 그 때 수행 기자단을 초청해 축하 파티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8일은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된지 1주년이 되는 날로 한국을 거쳐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1주년이 되는게 믿어지느냐. 우리 중국에서 함께 축하할 것이다. 사실은 큰 축하파티를 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는 8일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 베이징 일원에 체류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 핵문제와 미중 무역불균형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두 현안에 대한 양국의 견해차가 크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빈손으로 귀국하게 되는' 난처한 입장을 피하기 위해 방중 기간에 체결될 대규모 비즈니스 계약을 강조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비즈니스맨' 성향이 다분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아메리칸 퍼스트'를 내세워 대선에서 승리한 1주년에 중국을 상대로 한 장사에서 큰 성과를 거뒀음을 내세우려 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하는 전례 없는 대규모의 경제사절단이 꾸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9명의 미국 기업 대표들로 구성된 사절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다.

왕쥔(王軍) 중위안(中原)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이번 대규모 사절단은 이익과 실무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기업인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이전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은 비교적 이념, 인권을 중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방중 기간에 체결 가능한 최대 프로젝트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석유화공그룹(中國石化·시노펙)의 미국 남부 송유관 건설 에너지 투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합작사 없이 중국 상하이에 독자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트럼프 방중 기간에 타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사안인 미중 무역현안에서 큰 틀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전했다.

일부 미국 전문가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안길 '선물 보따리'가 중국의 '속임수'일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미국 기업의 중국시장 진입 문제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눈속임 전술이라는 것이다.

데이빗 달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가 중국에서 대규모 주문서를 받아쥐어도 이는 중국의 정책에 변화가 있다는 것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며 "트럼프 정부가 함정에 빠져 이들 주문서가 중국의 정책변화를 상징한다고 생각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엄청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 중이다. 미국의 2015년 대중국 무역적자는 3천672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3천470억 달러로 5.5% 감소한 상태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대규모 무역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시장 개방확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금융 및 서비스업 시장의 진입 문턱을 낮추고 외국계 기업의 지분 비율을 조정하는 문제가 핵심이다.

시 주석은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직후인 지난달 30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해외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전에 없었던 결심과 추진력으로 개방확대를 통한 개혁과 발전을 계속 촉진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과 적당한 절충안을 만들어 향후 미중 협력의 틀을 만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는 한편으로 미국이 무역분쟁 문제에서 일부 양보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중에서도 미국이 안보전략에 따라 수출이나 매각을 막아온 첨단 과학기술 산업에서 미국의 정책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자오시쥔(趙錫軍) 중국 인민대 재정금융학원 부원장은 "미중 양국은 경제무역에서 서로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며 "미국은 무역적자, 지적재산권 문제 등에, 중국은 반덤핑 조사 등 무역분쟁과 시장경제 지위 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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