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입사지원서 성별 표시 임의화…유니레버는 차별금지지침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에서 성(性) 소수자의 구직활동을 지원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10월에는 취업준비생과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교류하는 이벤트가 도쿄도내에서 열렸다.
성적 소수자를 배려하는 채용이 늘고는 있지만 채용정보 부족 등 과제도 여전하다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지난달 도쿄 교류이벤트에는 일본항공 등 24개 대기업과 800여명이 참석했다.
이 행사를 주최한 'ReBit'의 야쿠시 미카 대표는 "일할 수 있는 곳이 없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전하고 싶었다"고 의도를 밝혔다.
이벤트가 2회째를 맞이하며 참가 기업은 16사에서 24사로 늘어났고 후생노동성, 최대 경제단체 게이단렌, 노동단체 렌고도 후원했다. 최근 성 소수자에 대한 일본사회 분위기는 계속 변화 중이다.
실례로 식품과 일용품 등을 파는 다국적기업 유니레버는 전사원이 지킬 의무가 있는 지침에 '성 인식이나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금지'를 명시했다.
전자업체 소니는 입사 지원 때 성별 기입이 임의다.
일본IBM은 작년 1월부터 동성파트너에도 이성의 배우자처럼 복지혜택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ReBit에는 지금도 성 소수자인 학생으로부터 면접 때 힘들었다는 상담 요청이 있다. 성 소수자 배려가 진행되고 있는 직장은 도시부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 위주로 중견·중소기업은 드물다.
성 소수자임을 밝히고 도전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이타마현 대학의 4학년생은 여성의 몸으로 태어나 남성의 마음을 가진 트랜스젠더다. 남성으로서 취업준비 중인데, 대부분 기업이 차별하지 않았다.
몸은 남성인데 마음은 여성도 남성도 아닌 중성인 대학 3학년생은 면접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명확히 하겠다고 한다.
도쿄도내 대학 4학년생은 소매 대기업에서 취업내정을 받았다. 몸은 남성이지만 마음은 남성과 여성 사이 중성이다. 그런데 구직활동 때는 남성용 양복을 입어 남성으로 합격내정을 받았다. 성 소수자라는 사실을 면접 때 이야기하면 불리해진다고 들었기 때문에 밝히지는 않았다. 커밍아웃해 괜히 풍파를 일으키는 것도 싫었고, 성 정체성보다는 합격하는 것을 우선했다고 한다.
쓰쿠바대 다이버시티부문 가와노 요시유키 조교는 "성 소수자 배려에 대해 기업이 공개하는 정보가 아직 적고, 구직활동도 학생 사이 소문에 의지하는 면이 크다"며 정보확산 필요성을 제기했다.
일본 최대 광고 대행사 덴쓰(電通)가 2015년 실시한 조사 결과 자신이 LGBT 당사자에 해당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13명에 1명꼴로, 비율로는 7.6%였다고 아사히신문은 소개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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