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니어스'와 별개로 인정받아 의미…최고의 반전 인물은 유승옥"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반란으로 리더가 바뀌는 '마동'과 다수결로 움직이는 '높동'. '명분'만 생각하면 높동이 더 우수한 사회라 할 수 있겠지만, 현실에서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 주 종영을 앞둔 tvN 예능 '소사이어티 게임2'를 연출한 정종연(41) PD 역시 어느 쪽이 더 나은 사회인지에 대한 답을 쉽게 하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최근 서울 상암동 CJ E&M 사옥에서 만난 그는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승리'의 관점에서 보자면 민주주의도 모순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굳이 에둘러 가기도 하고, 잘못된 길로 가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야구팀은 선수가 감독을 바꿀 수 없고, 기업 역시 '독재적 시스템'인 것처럼 실제 사회에는 '마동'과 '높동'이 혼재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PD는 시즌2의 의미에 대해 '소사이어티 게임'이 자신의 또 다른 대표작인 '더 지니어스'와 대등해진 것을 꼽았다.
"마니아 시청자가 많은 프로그램이지만 늘 더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하죠. '소사이어티 게임2'는 시청자의 열렬한 피드백이 많았어요. PD로서 영광이죠. 또 '소사이어티 게임'이 초반 늘 비교당하던 '더 지니어스'와 별개의 볼거리로 인정받아 기쁩니다."
정 PD는 프로그램 대중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즌2에서 연예인 출연자도 늘렸고, '스토리'를 더 끌어내는 장치에도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한 사람에게만 상금을 분배하고 누구에게 줬는지 리더만 확인하게 한 것, 마동에서 반란에 실패할 시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한 것, 높동에서는 투표로 탈락자를 뽑게 한 것 등이 그랬다.
"사회화된 사람들은 게임이라는 틀 안에 들어가도 무례한 짓을 못해요. 그래서 '갈등 폭탄'을 터뜨리는 덫들을 깔았죠. 그렇게 하니 심지어 갈등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높동에서도 마동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갈등이 발생하더군요."
시즌2에서 특히 눈길을 끈 인물은 역시 개그맨 장동민과 전 축구선수인 이천수였다. 기대 이상으로 오래 살아남은 모델 유승옥도 많은 응원을 받았다.
"동민 씨는 '더 지니어스' 이미지가 있어서 본인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는 우승보다는 본인 성격의 좋은 부분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게 보였죠. 천수 씨는 팀 스포츠 경험이 있는데다 승리욕도 엄청나죠.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을 프로그램 안에서도 잘 보여줬어요. 승옥 씨는 출연진 중 제가 유일하게 인정한 최고의 '반전 캐릭터'죠. 천성이 부지런하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어요."
오는 10일 마지막회의 관전 포인트를 묻자 정 PD는 "누가 우승하느냐보다는 인간이 매우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같이 깨닫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번 느끼지만 인간은 늘 일관성이 없고, 결정도 손바닥 뒤집듯 바뀌어요. 유혹에도 매우 약하고, 부지불식 간에 오판도 많이 합니다. 그렇게 불완전하니 모여서 사는 건데, 모이고 나니 또 경쟁을 하지요. 하지만 최초에 우리가 모인 원인은 '다 같이 잘 먹고 잘살자'였다는 걸 깨달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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