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기후의 시대…올해 기후변화총회 더 중요한 이유는

입력 2017-11-06 16:13  

극단기후의 시대…올해 기후변화총회 더 중요한 이유는

파리기후협약 이행지침 수립…"美 탈퇴 후 각국 의지 테스트할 기회"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제23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3)가 6일(현지시간)부터 독일 본에서 시작되는 가운데 올해 총회는 미국의 탈퇴 이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의미가 크다.

5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올해 당사국총회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원칙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이행지침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195개국이 서명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산업화 시대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을 2도보다 상당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문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으며 살인 폭염이나 대홍수 같은 극단적인 이상 기후의 징후가 지구촌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올해 인도와 니카라과 등에서 발생한 대홍수나 카리브해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미국과 유럽 산림을 집어삼킨 대규모 산불 등만 봐도 지구촌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올해 당사국총회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의 직접적 피해에 노출된 섬나라 중 한 곳인 피지가 의장국을 맡아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의 입장이 부각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하면서 현재 세계적으로 협약에 불참하는 나라는 미국과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 내 상당수 주 정부와 대도시, 기업들은 이미 정부 방침과 별도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준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미 정부가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중단할 경우 자비로 1천500만달러(약 167억3천만원)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해 열린 제22차 당사국총회에서 결정된 후속협상 시한인 2018년을 1년 앞두고 최근 1년간 이뤄진 협상 진전 상황을 점검한다.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선진국보다 덜한 개발도상국들이 기후변화로 입는 피해를 선진국들이 보상하는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선진국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개도국의 피해를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개도국을 지원하는 녹색 기후펀드에 30억 달러(약 3조3천억 원)를 내놓기로 했지만, 이후 미국의 탈퇴로 개도국 지원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번 총회에는 각국 대표 외에도 미국 정부를 대신해 주 정부 대표 등이 참석하며 온실가스 배출 주범으로 꼽히는 대규모 화석 연료업체 관계자들과 파리기후협약을 지지하는 각국 비정부기구 관계자 등도 대거 참석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본에서 개최되는 이번 회의는 사실상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어떻게 결속하고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 가늠하는 리트머스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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