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변호사 정모씨 이어 변창훈 검사 투신 사망
수사팀 "고인에 깊은 애도…매우 안타까워" 입장 표명
검찰 일각서는 '무리한 수사'에 책임론도 거론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를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는 변창훈(48) 서울고검 검사가 6일 투신해 숨지자 검찰은 충격 속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변 검사와 함께 수사 선상에 올랐던 국정원 소속 변호사 정모(43)씨가 지난달 3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벌어진 사건이어서 충격은 더욱 크다.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 2013년 '댓글 사건' 수사방해를 주도한 국정원 '현안 태스크포스(TF)'의 주요 구성원을 구속한 뒤 남은 국정원 수사에 속도를 내려고 했던 검찰의 수사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이날 오후 변 검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공식 입장을 내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수사팀은 "재직 중 따뜻한 마음과 빈틈 없는 업무 처리로 위아래에 두터운 신망을 받아온 변 검사의 불행한 일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변 검사와 근무하는 서울고검의 동료들은 투신 소식이 알려진 뒤 곧장 치료 중인 병원으로 달려갔으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변 검사는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대형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심폐소생술을 받는 등 중태에서 호전되지 못하다 끝내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변 검사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과 함께 출석할 예정이었다. 서 전 차장 등은 변 검사 사건과 관계없이 이날 오후 3시부터 영장심사에 예정대로 출석했다.
변 검사의 이날 투신은 지난달 30일 변 검사 등과 함께 일한 국정원 소속 변호사 정씨가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일주일 만에 연이어 일어났다는 점에서 더 충격을 준다.
변 검사는 지난달 23일 정씨가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은 시기를 전후해 정씨와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적폐 청산'을 앞세워 국정원 등에 대한 수사가 무리하게 진행되는 탓에 심리적 부담감을 느낀 법조인들이 연달아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며 '책임론'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신속히 경위 파악에 들어가는 등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변 검사의 사망 이후 검찰의 국정원 수사가 차질을 빚는 게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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