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타고난 물고기 사냥꾼으로 불리는 물수리가 6일 강원 강릉시 남대천 하구에서 큼직한 숭어를 사냥해 이름값을 했다.
가을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는 물수리는 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이달 중순이면 더 남쪽으로 내려가 겨울을 지낸다.
물수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이자 국제지정 보호종으로 뛰어난 시력, 날카로운 발톱을 자랑하는 매목 수리과의 맹금류다.
강릉 남대천 하구는 물수리의 국내 대표적 먹이터다.
물수리가 먼 길을 떠나기에 앞서 체력 보충을 위해 먹이 사냥이 한창이다.
남대천은 요즘 숭어의 씨알이 굵다.
물수리가 상공에서 선회하며 물속 먹잇감을 노리다 목표물이 정해지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물속으로 돌진한다.
성공률이 비교적 높은 물수리지만 몇 차례 시도에도 허탕이 일쑤다.
그러다 운이 좋게 씨알이 큰 숭어를 날카로운 발톱으로 잽싸게 낚아채면 상공을 몇 차례 선회하면서 의기양양 자기 실력을 뽐내고는 사라진다.
물수리는 인적이 드문 전봇대 등에서 사냥한 먹이의 만찬을 즐긴다.
이번에 떠나면 내년 가을 설악산의 단풍소식이 들리면 남대천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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