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93세의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을 겨냥해서 한 미국인이 "이기적이고 아픈 남자"라는 트위터 글을 올렸다가 짐바브웨에서 처벌될 위기에 놓였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무가베 반대' 트윗을 한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 여성 마서 오도노반(25)이 기소돼 이날 법정에 섰다.
오도노반은 트위터에 무가베 대통령을 두고 "우리는 이기적이고 아픈 남자에게 끌려 다니고 있다"고 적었다가 수도 하라레 거주지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달 짐바브웨에서 사이버부가 창설된 후 트위터에 올린 글로 인해 외국인이 체포·기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대통령을 모욕하고 당국의 권위를 약화시킨 혐의를 적용해 그를 재판에 넘겼다.
오도노반의 변호인은 "대통령 모독과 정부 전복을 모의한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2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도노반은 그간 짐바브웨에 체류하며 온라인에 기반을 둔 풍자 매체 '무감바 TV'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에 대해선 "근거가 없고 악의적"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짐바브웨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 사안에 관해 즉각적으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무가베 대통령은 1980년 짐바브웨가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37년 동안 집권한 세계 최장기, 최고령 통치자로 꼽힌다.
그러나 고령의 나이에 정치탄압과 인권침해, 선거부정을 일삼고 부패에 빠져 나라를 망친 독재자라는 비난도 동시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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