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새로운 항암제 표적 발굴에 도움될 것"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대장암 발병 과정에서 생기는 유전자 네트워크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암은 유전자 돌연변이 축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 유발 유전자 돌연변이는 무작위로 생기는 게 아니라 상호 협력적 또는 배타적인 관계에서 나온다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돌연변이 빈도는 암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난다.
백혈병이나 소아암은 10여개, 조직화한 성인 고형암은 50여개, 외부 인자로 발생하는 폐암 등은 수백개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세계 암 연구자는 주요 암 유발 유전자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표적 항암제를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유전자 돌연변이는 그러나 해당 유전자 기능에만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해당 유전자와 상호작용하는 다른 유전자에도 관여한다.
유전자 네트워크 원리를 모른 채 소수의 암 유발 유전자를 대상으로 치료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약물 내성 부작용도 있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대장암 환자 유전자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다중 돌연변이 협력적 효과에 대한 모형을 구축했다.
유전자 네트워크에서 나타나는 돌연변이 영향력을 정량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대장암 환자를 임상 특징에 따라 집단별로 나눴다.
국제 암유전체컨소시엄에서 발표한 전암 유전체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했다.
연구팀은 아울러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암 발생 과정에서 나타나는 임계전이 현상을 살필 수 있었다.
임계전이 현상은 물질 상태가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것을 뜻한다. 전염병 확산, 눈사태, 산불 등이 실생활에서 찾을 수 있는 사례다.
그간 암 발생 과정에선 유전자 돌연변이 발생 순서를 추적하기 어려워 전이 현상이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이를 활용하면 암 환자에게 생기는 다수 유전자 돌연변이 영향을 가장 효과적으로 저해하는 새로운 항암 표적 약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주요 암 유발 유전자뿐 아니라 돌연변이 영향을 받는 다른 모든 유전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광현 교수는 "지금껏 다수 유전자 돌연변이가 암 발생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밝혀진 바는 없었다"며 "시스템생물학으로 암세포 발달과정에서 유전자 네트워크 원리를 최초로 밝힌 사례"라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신동관 박사와 이종훈·공정렬 학생연구원(박사과정) 등이 함께 참여한 연구 성과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 2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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