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돈' BK21플러스 사업비…5억3천만원 부정지급 적발

입력 2017-11-07 14:00  

'눈먼 돈' BK21플러스 사업비…5억3천만원 부정지급 적발

대학재정지원사업 감사…"취업자·사회복무요원 등에 지급"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정부가 전문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17개 대학에 지급한 'BK21플러스 사업비' 중 5억3천여만 원이 이미 취업했거나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인 대학원생과 연구원에게 장학금 또는 인건비로 지급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대학재정지원사업 집행 및 관리실태' 감사보고서를 7일 공개했다.





BK21플러스 사업은 학문별로 전문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참여 대학원생 장학금과 신진연구인력의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한국연구재단에 이 사업을 위탁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이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원생은 전일제 대학원생으로 주 40시간 이상 교육·연구에 전념해야 하고, 이 사업비로 채용한 신진연구인력은 일체의 이중 소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감사결과 2013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17개 대학의 99개 BK21플러스 사업단이 다른 기관에 취업해 근무하거나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수행 중인 대학원생에게 3억1천여만 원의 장학금을 부당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A사업단은 B씨가 회사에 다니는데도 참여 대학원생으로 등록해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연구장학금 1천101만 원을, C사업단은 D씨가 회사에 다니는데도 마찬가지로 허위 등록을 통해 2015년 10월∼12월과 2016년 3∼8월 연구장학금 1천33만 원을 지급했다.

또, 17개 대학 중 4개 대학의 9개 사업단이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신진연구인력 9명에게 인건비 2억1천여만 원을 부당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9명 역시 사업단에 채용됐음에도 다른 회사에 근무하거나 6학점을 초과한 시간강사 활동,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E사업단 참여교수 G씨는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을 2015년 9월 1일 신진연구인력으로 채용하고, 해당 학생이 2주일 뒤 다른 연구원에 취업했는데도 교체하지 않았다.

G교수는 이 학생과 협의해 2015년 10월∼2016년 8월 부당 지급된 인건비 2천여만 원과 또 다른 지도학생에게 지급된 인건비 900만 원을 되돌려 받아 BK21플러스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연구실 소속 연구원 7명의 급여 등으로 사용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또 다른 사업단의 단장인 K교수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L씨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매월 250만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고용계약서를 체결하는 방식으로 신진연구인력을 부당 채용해 2014년 4월부터 11개월 동안 인건비 2천900만 원을 지급했다.






감사원은 "BK21플러스 사업 관리 운영 지침상 매년 4월 1일과 10일 1일 두 차례만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원생의 4대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통해 다른 회사 취업 여부를 검증해 공백이 크다"면서 "신진연구인력의 경우에는 4대 보험 가입 여부도 점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사과정생 M씨의 경우 BK21플러스 사업에 참여해 연구장학금을 받으면서 동시에 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했다.

M씨는 4대 보험 가입 여부를 점검하는 4월과 10월에만 고용보험을 탈퇴했다가 점검 후 재가입했다.

감사원은 교육부장관에게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부적격자에게 연구장학금 및 신진연구인력 인건비를 지급한 17개 대학에 대해 사업총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5억3천여만 원의 환수 등 적정한 조치방안을 마련토록 하라"고 통보했다.

특히 "인건비를 되돌려 받아 부당 사용한 G교수와 군 복무자를 채용한 K교수 및 이들이 참여한 사업단에 대해서는 사업총괄관리위원회에서 학술지원사업 참여제한 및 사업비 삭감을 심의해 적정한 조치를 하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아울러 G교수가 소속된 국립대 총장에게는 "G교수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라"고, 또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에게는 "사업비 정산 시 참여 대학원생과 신진연구인력으로부터 4대 보험 자격 득실 확인서를 제출받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각각 요구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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