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3천916명 사기 피해
(익산=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가상화폐에 투자하라고 꼬드겨 피해자들로부터 380억원을 끌어모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사기 행각에 끌어들인 피해자 대부분은 가정주부와 퇴직자 등 가상화폐 개념을 알지 못하는 장년층이었다.
지난해 1월 장모(60)씨와 이모(50)씨 등 6명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한 비트코인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이들은 이후 사무실에서 비트코인 개념과 투자 방식, 수익 규모 등을 홍보하는 투자 설명회를 했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투자하면 180%까지 수익을 보장하고 투자자 모집 수당도 챙겨준다는 조건이었다.
장씨 등은 "이제 기존 화폐의 시대는 끝났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 초기 투자했던 사람은 17만원으로 1억원을 벌기도 했다"며 투자자를 꼬드겼다.
비트코인은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권하는 일반 화폐와 달리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전자화폐의 일종이다.
피해자들은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꾐에 넘어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투자금을 건넸다. 추가 투자자를 소개하기도 했다.
투자자는 차츰 늘어나 1년여 만에 3천916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투자자들의 의심을 피하려고 범행 동안 약속한 이자를 가상화폐로 지급했다.
점차 쌓여가는 가상화폐 숫자에 혹한 투자자들은 이들에게 모두 387억원을 상납했다.
그러나 오래 지나지 않아 이들 범행은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발각됐다.
조사결과 이들은 피해자들이 낸 투자금 일부를 후원 수당 등의 명목으로 가로채 41억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라고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맞지만, 처음부터 사기 행각을 벌일 생각은 아니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장씨를 구속하고 이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전국 60개 지점을 설립하고 범행한 점으로 미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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