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황강댐 무단 방류' 군남댐 무너지면 어찌 될까

입력 2017-11-07 14:41  

'북 황강댐 무단 방류' 군남댐 무너지면 어찌 될까

경기도, 9개 기관 댐 붕괴 대비 합동 도상훈련

(연천=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을 무단 방류해 군사분계선에서 10여㎞ 떨어진 경기도 연천군 군남홍수조절댐이 붕괴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

경기도는 7일 오후 군남댐 상황실에서 댐 붕괴 상황을 가정해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 연천군, 파주시, 육군 28사단, 소방과 경찰 등 9개 기관 합동 도상훈련을 했다.

가상의 시나리오에 따라 단계별 대처상황을 재구성했다.




임진강 상류 남방한계선에 있는 필승교(횡산수위국) 수위가 인명대피 기준인 1m를 넘어선 것은 오후 2시다.

필승교 하류 10.5㎞ 지점에 있는 군남홍수조절댐 상황실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군남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건설단은 즉시 핫라인(Hot-Line)을 통해 연천군, 파주시, 육군 28사단 등 7개 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댐 상·하류 9개 지점에서 대피 안내 경고방송을 했다.

관계기관 담당자와 지역 어민 등 수백 명에게는 문자메시지와 음성메시지를 보냈다.

상황을 전달받은 연천군과 파주시도 경보국 22곳에서 경보방송을 내보내고 7개 조의 순찰조를 편성, 하천 주변 야영객과 낚시개의 대피를 유도했다.

28사단은 상급부대를 통해 필승교 임진강 상류 42.3㎞ 지점 북한에 있는 황강댐 하류의 하천 폭이 늘어난 것을 확인, 군남댐에 알리고 북측 동향 파악에 들어갔다.

필승교 수위가 급속히 증가해 관심단계인 7.5m에 도달한 것은 30분 뒤인 오후 2시 30분이다.

군남댐 상황실은 국토부에 관심단계 발령을 협의하고 방류량 조절에 들어갔다.




연천군과 파주시는 순찰조 6개 조를 추가로 늘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는 한편 경찰에 순찰지원을 요청했다. 소방당국은 고립 신고에 따라 행락객 구조에 나섰다.

28사단이 군 감시자산을 통해 확인한 결과 황강댐 하류의 하천 폭은 더욱 확대된 상태였다.

필승교 수위는 더욱 높아져 오후 2시 50분 주의단계인 12m를 넘어섰다. 군남댐 수위도 39.5m까지 올라 최대 초당 1만1천t을 방류했다.

그러나 유입량이 계속 증가하면 만수위 42.3m인 댐 월류(물이 넘쳐 흐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군남댐 상황실은 국토부에 주의단계 발령을 요청하고 관계기관 상황전파 및 경고방송을 계속 이어갔다.

28사단이 확인한 결과 오후 2시 40분 황강댐에서 비정상적인 대량 방류가 확인됐다.

도는 비상상황에 대비해 긴급구호를 위한 인적, 물적 비축자재를 확인하고 연천군과 파주시는 순찰조를 더욱 늘렸다.

경찰은 27개 지점에 통제선을 구축하고 하천 인근 도로의 차량 진입을 막았다.

오후 3시 필승교 수위가 17m를 넘어서며 군남댐의 월류가 우려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군남댐 상황실은 국토부에 경계단계 경보발령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편성했다. 수자원공사도 사고수습지원본부를 꾸려 현장에 종합상황반, 복구반, 지원반, 언론대응반을 구성했다.

경기도는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고 재난안전본부장을 차장으로, 안전관리실장을 통제관으로, 건설국장을 수습복구 지원관으로 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연천군과 파주시는 더욱 긴박하게 움직였다.




연천군은 비상대처계획에 따라 전곡읍과 군남면 주민 4천여 명을 3곳으로, 파주시는 문산읍과 파주읍 주민 1만여 명을 4곳으로 각각 대피시킨 뒤 긴급구조인력과 장비를 투입했다.

경찰과 소방, 군부대의 가용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사태에 대비했다.

오후 3시 20분 군남댐 붕괴와 하류 제방이 유실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연천에서는 군남면과 미산면 등 1천800여 가구가 침수돼 3천여 명의 이재민이, 파주에서는 문산읍과 파주읍 등 5천여 가구가 침수, 8천여 명의 이재민이 각각 발생했다.

연천지역 임진강 제방 200여m도 유실됐다.

이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댐 긴급 복구를, 연천군은 중장비 15대와 50여 명을 동원해 제방 복구에 나섰다.

도는 이재민에게 필요한 생필품과 담요 등 긴급 구호품을 전달했다.

긴박한 상황은 오후 6시를 기점으로 최고 수위에 도달한 뒤 서서히 낮아지다 다음 날 오전 9시 1m 아래로 내려가 국토부가 위기경보를 해제하며 종료됐다.

도 관계자는 "황강댐 무단 방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도와 시·군, 군부대 등 유관기관 간 협력체계가 절실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교육과 훈련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진강에서는 2009년 9월 필승교 상류 42.3㎞ 지점 북한에 있는 황강댐의 무단 방류로 7명이 희생됐다.

이에 정부는 시기를 앞당겨 2010년 7월 1일 군남댐을 건설, 가동을 시작했다.

홍수조절 전용 콘크리트 중력댐인 군남댐은 높이 26m, 길이 658m, 총저수량 7천160만t 규모로 주변 정비공사를 마치고 2011년 10월 26일 준공했다.

wysh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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