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세계2위 미국 vs 지구촌 나머지 196개국
佛 대통령궁 "12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트럼프 초청 안 해"
(베를린·서울=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박인영 기자 = 시리아가 파리기후변화협정에 가입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에서 미국만 홀로 미가입국으로 남게 됐다.
7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오는 17일까지 독일 본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3)에 참석한 시리아 대표단이 파리협정 가입 의사를 밝혔다.
시리아 환경장관 와다 카트마위는 이날 196개국 대표가 참석한 당사국총회에서 시리아는 파리기후변화협정에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서명하겠다면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필요한 재원은 국제사회의 원조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BBC방송에 따르면 6년 넘게 내전이 이어지는 시리아는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정이 체결되던 당시 내전이 한창 치열하게 전개되던 데다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로 고립된 상황에서 대표단을 보낼 수 없는 형편이었다.
카트마위 장관은 이날 총회에서 선진국들이 "기후변화에 기여한 주요국들로서 그들의 법적·인도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며 기후변화와 싸우는 개발도상국들에 기술·재정지원을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한 파리기후협정은 2015년 11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195개국의 합의로 마련돼 발효됐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리아의 참여로 이제 파리협정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이 유일하다.
지난달에는 중미 니카라과가 기후협정 가입 의사를 밝혀 시리아와 미국만 미가입 국가로 남은 상황이었다.
니카라과는 지난 2015년 파리협정에 서명할 당시 협정의 목표가 기후변화를 막는 데 충분하지 않다며 더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면서 참여를 거부했었다.
미국은 애초 파리협정 주도국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협정의 내용이 미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며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생성되는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학계 정설에 세계 정상으로는 유일하게 홀로 맞서며 파리협정의 내용이 중국이나 인도 등 경쟁국보다 미국에 불리하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에 불리한 협정 내용을 수정한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최종 탈퇴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이며 이번 당사국총회 미국 대표단도 지난 6일 "정부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말해 이변이 없는 한 탈퇴 절차는 오는 2020년 마무리될 전망이다.
시리아마저 파리협정에 가입하기로 하면서 홀로 남은 미국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더 싸늘해지는 분위기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이 2015년 한 해에만 510만kt에 이르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는 EU 28개 회원국 전체 배출량을 뛰어넘는 수준이며 지구 전체에서 배출된 온실가스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 궁은 오는 12월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지 않겠다고 7일 밝혔다.
엘리제 궁 대변인실은 이번 정상회의 초청장은 기후변화를 막는 데 "매우 적극적이고 각별히 헌신적인" 이들에 먼저 발송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시에라 클럽은 이날 성명에서 "지금까지 그랬듯 명백하게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기후변화의 위기에 맞서 함께 전진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을 세계무대에서 고립시켜 민망하고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국제환경연구기관인 세계자원연구소(WRI)의 데이비드 와스코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한 독특한 관점 때문에 주요 7개국(G7)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고립된 경향이 있었다며 "이제 그는 모든 나라와의 관계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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