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이스라엘 모사드 출신 시켜 뒤 캐고 다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잇단 성폭행·성추행 폭로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미국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65)이 사설탐정들을 고용해 성추문을 폭로한 여배우들의 뒤를 캐고 다녔다고 미 주간지 뉴요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요커의 로넌 패로우 기자는 '하비 와인스틴의 스파이 군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와인스틴이 로즈 맥고언, 애너벨라 시오라, 로제너 아퀘트 등 자신의 성폭행 혐의를 고발한 여배우들에게 흠집을 낼 정보를 찾아다녔다고 주장했다.
와인스틴이 고용한 사설탐정 업체는 세계 최대 첩보회사 중 하나로 꼽히는 '크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출신이 운영하는 '블랙큐브' 등이라고 뉴요커는 전했다.
뉴요커에 따르면 블랙큐브 소속으로 가명을 쓰는 사설탐정 두 명이 와인스틴에게서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한 맥고언을 은밀하게 만나 정보를 캐내려 했다.
맥고언은 와인스틴의 성폭행 혐의를 처음 실명으로 고발해 할리우드의 '미투 캠페인'을 크게 확산시킨 여배우다.
맥고언은 뉴요커 기자 패로우에게 "그건 영화 같았다. 모든 사람이 내게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와인스틴의 성추행을 폭로한 여배우 시오라도 "헛소리를 지껄이지 말라는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난 무서웠다. 와인스틴이 나를 캐고 다닌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와인스틴을 위해 일한 탐정 중에는 이스라엘 군 출신으로 여성권리 옹호 단체에 소속된 활동가인 것처럼 가장해 맥고언과 네 차례 만나고 대화 내용을 몰래 녹음하려 했던 인물도 있었다고 뉴요커는 밝혔다.
와인스틴은 또 사설탐정들을 시켜 자신의 성추문 의혹을 보도하려는 언론사에도 역정보를 흘리거나 기자들을 감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인스틴이 딜런 하워드라는 이름의 언론사 관계자와 주고받은 이메일에는 맥고언의 성폭행 주장을 뒤엎을 정보를 공유하자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뉴요커는 전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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