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진' 트럼프, '강해진' 시진핑에 원하는것 얻기 쉽지 않아"

입력 2017-11-08 11:37  

"'약해진' 트럼프, '강해진' 시진핑에 원하는것 얻기 쉽지 않아"

홍콩 SCMP 보도…"트럼프 극진 대접 받겠지만 회담결과는 시원치 않을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후 중국을 방문해 다음 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하면서 그 회담 결과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최 후 국내외적으로 '더 강해진' 시 주석의 권력에 비춰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상반된 처지를 비교한 분석이다.

실제 시 주석은 19차 당 대회에서 이른바 '시진핑 사상'을 당장(黨章·당헌)에 삽입하고 새 지도부 선임과정에서 후계 지명을 하지 않아 1인 지배체제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로 측근들이 특검 수사를 받는 데다 대외 정책의 목표와 전략이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면서 국제무대에서의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된 상태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세계안보연구소의 갈 루프트는 "트럼프의 중국 방문은 겉으로는 화려한 환대를 받겠지만, 내용 면에서는 빈약할 수 있다"며 "무역, 북핵, 남중국해 분쟁 등이 모두 해답을 찾기 쉽지 않은 문제들"이라고 지적했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북핵 문제를 핵심 이슈로 삼겠지만, 지난 4월 플로리다 마라라고 회담과 같은 성과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 교수는 "시 주석은 19차 당 대회에서 더욱 공고해진 권력을 즐기고 있지만, 북한에 대해 더욱 강경한 태도를 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국은 북핵 대신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권, 미국산 수입 확대 등 무역 이슈에서 더 큰 양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권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국력 한계를 잘 알고 있는 중국 측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중국 푸단대 미국연구센터의 우신보(吳心伯) 주임은 "중국의 군사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중국은 당장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을 키우기보다는 중국 내 체제 유지와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 등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우 주임은 "중국은 전략적으로 미국보다 더 영리하며, 구소련의 전철을 밟아 글로벌 군사력 확대에 너무 많은 자원을 쏟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를 이끄는 두 초강대국으로서 미국과 중국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하와이 아시아태평양센터의 알렉산더 부빙 연구원은 "우리는 미국과 중국 간 더 많은 갈등이 벌어지는 것을 보겠지만, 두 대국은 경제 부문에서의 상호 의존과 핵무기로 인한 상호 공멸의 가능성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빙 연구원은 "두 나라는 많은 글로벌 이슈와 지역 내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따라서 양국 간 갈등이 더 커지겠지만, 대화 또한 더 많아짐으로써 '갈등과 대화'가 미·중 관계의 동전의 양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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