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 논 가려면 10㎞ 돌아가야"…도로에 가로막힌 영농권

입력 2017-11-08 12:01  

"집앞 논 가려면 10㎞ 돌아가야"…도로에 가로막힌 영농권

보은 금굴리 확장 도로 중앙분리대 생기고 횡단보도 없어

번거로운 농민들 중앙분리대 끊긴 지점서 불법 유턴하기도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군 보은읍 금굴 1·2리 주민들은 요즘 섬에 갇힌 기분이다. 마을 앞을 가로지르는 도로 확장 공사가 이뤄지면서 농경지 출입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100여 가구가 사는 이 마을 주민들의 농경지는 대부분 도로 너머에 있다. 예전에도 농사를 지으려면 보은IC∼영동을 잇는 왕복 2차로 도로를 건너다녀야 했다.

그러나 올해 초 이 도로를 왕복 4차로로 확장하는 공사가 이뤄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중앙분리대가 설치돼 횡단이 불가능해졌고, 통행차량 제한속도도 70㎞로 높아졌다.

농사를 짓기 위해 트랙터나 경운기 등을 몰고 다니는 주민들은 위험천만한 도로를 따라 약 3㎞ 떨어진 삼승면 송죽사거리까지 이동해 유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곳에서 농경지까지는 다시 6∼7㎞를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주민 정운길씨는 "농사일을 하는 시간에 쫓긴 주민들은 중앙분리대가 끊겨 있는 지점에서 목숨 건 불법 유턴까지 하는 상황"이라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최근 도로 공사 발주처인 충북도와 보은군에 농작업 도로 확보를 요구하는 민원을 냈다.

마을 앞에 설치된 교량(송죽교) 아래로 관통 도로를 뚫어 영농권을 확보해 달라는 주장이다.

행정당국도 주민들의 이런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인정한다.

보은군 경제정책실 관계자는 "주민들의 통행 불편을 확인했고, 송죽교 아래에 영농도로를 개설하는 방안을 충북도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gi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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