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빠진 TPP 살아날까…日 주도 속 11개 가입국 셈법 '제각각'

입력 2017-11-08 12:58  

美 빠진 TPP 살아날까…日 주도 속 11개 가입국 셈법 '제각각'

일본, 베트남 APEC 정상회의 기간 '큰 틀 합의'로 조기 발효 추진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미국이 빠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운명이 이번 주 윤곽을 드러낸다.

일본이 오는 10∼11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TPP 회생을 타결짓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가입국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미국을 제외한 11개 TPP 가입국은 8일부터 베트남의 APEC 개최지 다낭에서 경제·통상각료급 회의를 하고 TPP 발효 문제를 논의한다. APEC 의장국이자 TPP 가입국인 베트남이 일본과 함께 이번 TPP 회의를 주재한다.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7일 만나 TPP 협상과 관련해 전반적 합의를 위해 긴밀히 조율, 최종 결론을 짓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자유무역 추진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 시점에서 11개국이 참여한 TPP에 대한 큰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경제공동체 탄생을 예고한 TPP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PP 가입국들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의 탈퇴를 선언하면서 좌초 위기에 몰렸다. TPP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다른 가입국들이 TPP 발효를 미뤘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의 복귀를 기대하며 이번 APEC 정상회의 때까지 발효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일본 방문 중에 "TPP는 올바른 아이디어가 아니다"며 재가입 계획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결국, 일본으로서는 11개국만으로 TPP 발효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국가별 셈법이 달라 진통이 예상된다.

TPP 가입국 가운데 베트남 등 일부 국가는 저작권 보호 기간 70년 등 일부 TPP 협정 규정의 시행 보류나 개정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을 염두에 두고 이런 불리한 규정을 받아들였지만, 미국이 탈퇴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취임한 재신더 아던 뉴질랜드 신임 총리는 TPP 상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자국 기업에 불리할 수 있다며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ISD는 외국 기업이 진출 지역의 불리한 정책이나 법규로 피해를 볼 경우 해당 국가의 정부를 상대로 국제 중재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캐나다는 TPP 발효 문제보다 미국이 폐기 위협을 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의 재협상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나프타 가입국인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재협상 시한을 올해 연말에서 내년 1분기로 연장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TPP 가입국들이 나름대로 복잡한 사정이 있어 일본의 뜻대로 TPP가 기사회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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