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리에브도, 옥스퍼드대 라마단 교수 풍자…'이슬람 모독' 비판 속 협박 글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노골적인 풍자로 유명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이슬람을 비하하는 듯한 만평으로 또다시 구설에 오르며 테러 협박까지 받자 프랑스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파리 검찰청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살인과 테러 협박 글들에 대한 내사를 시작했다.
협박은 샤를리 에브도가 지난 1일 자 잡지에서 두 명의 프랑스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저명한 이슬람학자인 타리크 라마단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를 풍자하자 시작됐다.
라마단 교수의 바지 속의 성기 부분을 과장해서 크게 그린 뒤 "나는 이슬람의 여섯 번째 기둥이다"라는 조롱성 문구를 넣었는데, 해당 만평이 나오자 소셜네트워크(SNS)를 중심으로 이슬람교에 대한 모독이라는 비판과 함께 살해와 테러 협박으로 읽힐 만한 글이 다수 올라왔다.
현재는 대부분 삭제됐지만 "목을 따러 가겠다", "샤를리 에브도에 2라운드가 곧 마련될 것이다", "아무도 결심하지 않으면 내가 가겠다" 등의 글이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샤를리 에브도가 풍자한 타리크 라마단은 스위스 국적의 보수성향 이슬람학자로, 유럽에서 이슬람교도가 가장 많은 국가인 프랑스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2012년 파리의 한 호텔에서 무슬림 여성을 성폭행하는 등 2건의 강간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직장인 옥스퍼드대를 휴직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과거 이슬람교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로 대형 테러의 표적이 된 바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쿠아치 형제는 지난 2015년 1월 7일 파리 샤를리 에브도 편집국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 편집장 등 11명을 살해했다.
지난 8월에도 스페인 연쇄 차량 테러 직후 승합차에 받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숨진 사람들을 그리고서는 "이슬람교, 영원한 평화의 종교"라는 문구를 넣어 이슬람과 테러리즘을 동일시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샤를리 에브도 측 변호인은 SNS 글들에 대해 "대부분은 '언어폭력' 정도로 넘어갈 만한 내용이라면서도 일부 글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도 7일 언론 브리핑 자리에서 샤를리 에브도의 협박 사건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익명의 살해 위협 글들에 대한 법적인 제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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