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30% 감축은 과도"…유럽의회·회원국 비준과정 논란일듯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8일 승용차와 밴 차량의 탄소배출량을 오는 2030년까지 2021년 수준의 30%로 감축하고, 중간 목표로 오는 2025년까지 15% 수준으로 줄일 것을 자동차제조업계에 제안했다.
EU 집행위는 이날 EU가 파리기후협정에서 정한 배출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유럽 자동차산업이 무공해 차량 생산에서 경쟁력을 갖게 하도록 이 같은 목표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미구엘 아리아스 카네트 집행위원은 "유럽이 현재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면서 "전 세계가 전기시대로 전환하는 것을 유럽이 주도하고 선도하기 위해서는 집안 단속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제안을 마련한 배경에 대해 전기차 판매가 저조하고, 전기차 산업의 일자리가 미국과 같은 세계 다른 지역으로 흘러가는 유럽 자동차 산업의 잘못된 트렌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런 목표치가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로 구렁텅이에 빠진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제안은 어떤 기술의 특별한 쿼터나 강제성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자동차업체들이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기술을 적용할지 결정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U는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한 통제와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일례로 자동차제조업체가 연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신차 등록 때 배출가스 허용치를 초과하는 탄소량에 대해선 1g당 95유로(12만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EU의 이 같은 제안이 확정되려면 유럽의회와 EU 회원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EU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유럽 자동차제조협회(ACEA)는 오는 2030년까지 자동차 배출가스 감축 목표를 정하겠다는 EU의 방침을 환영한다면서도 2021년 기준 30% 감축 목표는 과도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ACEA는 또 "유럽 자동차 업계는 2030년까지 20% 감축은 높지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필요한 기술 도입과 자동차 디자인 변경 등을 고려할 때 오는 2025년까지 중간 목표치를 정하는 것도 너무 이르다고 반발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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