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대 가짜 경유 판매조직 소탕…"대형 정유사도 수사"

입력 2017-11-09 10:45   수정 2017-11-09 18:47

1천억대 가짜 경유 판매조직 소탕…"대형 정유사도 수사"

경기남부청 광역수사대 1명 구속·2명 입건…운반책 15명도 검거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1천억원대 가짜 경유를 제조해 유통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원료를 공급한 국내 대형 정유사도 범행에 가담했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위반 등 혐의로 제조관리책 송모(36)씨를 구속하고, 원료공급책 이모(42)씨 등 2명을 형사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또 탱크로리 운반책 조모(52)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한 운반책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송씨 등은 2012년 8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폐유 정제업체에서 정제유를 생산한다는 명목으로 대형 정유사 A사로부터 경유 반제품 7천380만ℓ(1천억원 상당)를 공급받아 이를 국내 35개 주유소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A사로부터 공급받은 경유 반제품은 HLBD라는 제품으로, 원료공급책 이씨가 A사에 원료 성분을 제안해 생산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HLBD는 경유 완제품과 거의 유사해 그대로 유통해 진짜 경유와 약간만 섞어도 가짜 경유라는 것을 판별할 수 없다.

송씨 등은 폐유를 정제유로 만드는데 이 HLBD를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공급받았으나, 실제로는 반제품 자체를 가짜 경유로 유통한 것이다.

정제유는 공장 등 산업용이나 화훼단지 등에서 난방용 연료로 쓰이는 '재활용' 석유의 일종이다.

이들은 HLBD를 ℓ당 980원에 매입, 교통세 등 경유에 붙는 세금(ℓ당 528원)을 내지 않고 7천380만ℓ를 유통하면서 총 39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사가 2013년 유사 사건을 수사한 검찰로부터 "경유 반제품이 가짜 경유 원료로 유통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라는 경고를 받고도 계속해 원료를 공급한 배경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A사가 송씨 등의 가짜 경유 판매 사실을 알고도 경유류 재고처리를 수월하게 하려고 고의로 경유 원료를 공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국석유관리원은 경유 반제품을 완제품과 혼합한 가짜 경유를 차량 연료로 사용하면 연비 및 출력 저하는 물론 엔진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goal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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