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화재청은 17세기 경북 지역의 건축적 특징이 잘 남아 있는 '영양 한양조씨 사월 종택'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고택은 영양에 입향한 한양조씨 조원(1511∼?)의 손자인 사월(沙月) 조임(1573∼1644)이 1602년 지은 것으로 전한다. 뒤로는 야산이 있고, 앞에는 하천과 농경지가 있는 배산임수 지형에 세워졌다.
건물 배치는 경북 지역 상류 주택의 보편적인 형태인 'ㅁ'자를 띤다. 'ㄱ'자 형태의 본채는 대청마루와 안방, 부엌이 연결돼 있다. 다만 방 3개, 마루 2개가 있는 'ㅗ'자 형태의 사랑채는 본채와 떨어져 있다. 별도의 방앗간채와 사당 건물도 있다.
사랑채가 분리된 이러한 공간 구성은 경북 지역의 국가민속문화재인 영덕 충효당 종택, 영덕 무안박씨 무의공파 종택에서도 확인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성리학 질서가 자리를 잡으면서 남성의 활동 공간인 사랑채가 분리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한양조씨 사월공파 가문이 영덕 지방 가문과 혼맥을 맺은 점도 이 같은 공간 배치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양조씨 사월 종택은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고택이 대부분 18∼19세기에 지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립 연대가 이르고, 건립과 중수에 대한 내용을 담은 문헌과 편액이 남아 있으며, 중요한 제례가 그대로 전승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조임의 사월문집 책판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에 포함돼 있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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