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통합파 복당에도 한국당 예상밖 '조용'…친박 자제

입력 2017-11-09 10:53   수정 2017-11-09 14:17

바른정당 통합파 복당에도 한국당 예상밖 '조용'…친박 자제

친박, 공개적인 반발 자제모드…정면승부는 실익 없다고 판단

홍준표, 복당 환영 만찬에 불참…'금의환향' 아니라는 메시지

앙금 여전…김진태 "침 뱉고 떠난 자들 무임승차 있을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배영경 기자 =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 9명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온 9일 한국당은 첫날부터 시끄러울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깨고 조용했다.

친박(친박근혜) 진영이 공개적인 반발을 최대한 자제한 데 따른 것이다.

일부 친박 의원들이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제명하려면 홍준표 대표와 김무성 의원도 물러나야 한다며 '동반퇴진론'까지 꺼내 들며 강력히 반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가장 좋은 것은 전부 용서하고 덮는 것"이라며 "보수 우파 진영을 통합하려면 모두를 큰 그릇에 담아야 한다"는 말도 했다.

이미 비박(비박근혜)계가 당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정면으로 싸워봤자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 역시 앞으로는 통합 문제로 당을 더는 시끄럽게 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의원 복당 문제는 이 선에서 일단락짓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가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나머지 바른정당 분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득하기 어렵다. 이제 문을 닫고 내부 화합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 이들 9명의 의원을 복당시키려면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홍 대표는 최고위 의결 과정은 전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홍 대표가 지난 8월 29일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바른정당에서 돌아오려는 당원에 대해서는 조건 없이 복당을 받아주라"고 지시했고, 이에 대해 당시 이의를 제기한 최고위원이 없었던 만큼 절차적 문제는 이미 마무리가 된 사안이라는 게 홍 대표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당헌·당규에도 이들 의원의 복당을 위해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행위가 심각한 경우에는 최고위원회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는데 홍 대표는 이들 의원에 대해 "정치적 소신이 달라 탈당했다가 들어온다"고 밝혀 해당 행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홍 대표는 이날 저녁에 열리는 복당 환영하는 만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금의환향'도 아닌 상황에서 당 대표까지 참석해 쌍수를 들고 환영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물론 친박계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친박과 비박의 갈등 요소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당내 뜨거운 감자인 '서청원·최경환 의원 제명안'은 여전히 살아 있는 이슈다.

일각에서는 서 의원 측에서 본격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

홍 대표 역시 이들 의원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을 거두지 않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선상반란으로 난파선이 된 배의 선장이 돼 대선을 치렀고, 다시 선원들의 요구로 선장이 되어 대대적으로 배 수리를 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철없는 행동과 잘못을 아직까지 알지 못하고 응석을 부리는 행태는 앞으로 국민이 심판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대의 흐름도 모르고 당랑거철(螳螂拒轍·자기의 힘은 헤아리지 않고 강자에게 함부로 덤비는 행위) 같은 행동으로 당과 나라를 어지럽히는 철부지는 앞으로 없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적청산 문제 이외에도 내달 열릴 원내대표 경선도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박계가 승리하고, 이후 본격적으로 서·최 의원 제명을 시도할 경우 양측의 갈등은 다시 극한으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탄핵 과정에서 깊어진 친박계와 비박계의 앙금은 지워지지 않은 상태다.

친박계로 통하는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당이 망하기를 바라며 뛰쳐나갔다가 안 망하니 슬며시 기어들어 온다. 탈당해서 당을 만들 때도 보수 통합하려고 만들었나"라면서 "북풍한설에도 당원들은 피눈물로 당을 지켰는데 침을 뱉고 떠난 자들의 무임승차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익명의 친박계 한 의원은 "당과 동료에게 그렇게 모진 말과 행동을 하고 떠난 사람들이 사과도 없이 돌아오는 것을 보니 씁쓸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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