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 기념 '1937년으로부터의 초상展'

입력 2017-11-09 10:45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 기념 '1937년으로부터의 초상展'

수익금 전액 혈액암 앓는 조지아 고려인 치료비로 기부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자리한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에서 9일부터 14일까지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을 기념하는 '1937년으로부터의 초상展'이 열린다.

사진작가 이택우, 영상작가 김은혜, 듀오가수 노리플라이(NOREPLY)의 정욱재 등이 참여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라트비아, 조지아 등 5개국 고려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전시회로 80점의 사진과 3개의 영상이 소개된다. 이들은 지난 9월 말부터 한달간 고려인 삶의 현장을 촬영했다.




이택우 씨는 "1937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한 고려인 후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 삶을 뷰파인더에 담았다"며 "척박한 땅에 벼농사를 퍼트렸던 90세의 고려인 농부, 서툴게 동요를 부르며 한글을 배우는 고려인 5세 어린이, 자수성가 사업가, 학교 교사, 라트비아 출신 고려인 음악가 빅토르 최의 추모 거리 모습과 그 느낌을 표현한 음악을 들으며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전 피해로 고려인이 총 4가구에 불과한 조지아에서 혈액암 말기 투병 중인 스베틀라나 김(49·여) 씨의 이야기도 자세히 소개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씨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든 김은혜 작가는 "촬영을 통해 고려인의 삶이 우리와 다르지 않으며 같은 뿌리의 민족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며 "이번 전시의 수익금은 모두 김 씨의 치료비로 기부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의사인 부친이 옛 소련 시절 과학자의 분산 배치 정책에 의해 사할린에서 친척과 떨어져 연고도 없는 조지아 자치공화국인 압하지야로 이주했고, 남편은 압하지야 내전 때 행방불명 되는 등 아픈 가족사를 안고 살아온 고려인 3세다.

이광복 조지아한인회장은 전화통화에서 "조지아는 의료보험 체계가 미흡하다 보니 비싼 병원비 부담으로 치료를 제대로 못 받고 있다"며 "강제이주 80주년이라고 여기저기서 기념행사를 하지만 고통 속에 놓여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게 없어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씨는 "행화탕은 1958년에 지어진 대중목욕탕으로 아현동 주민의 사랑방이었던 곳으로 방치됐다가 2016년에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라며 "모국으로부터 방치됐던 고려인의 존재와 닮은 장소라서 전시공간으로 선택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2017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인 창작지원 프로젝트'로 선정돼 추진됐다.

wak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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