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올라가는 브라질 재무장관 "대통령에 집착하지는 않지만"

입력 2017-11-09 10:44   수정 2018-10-23 18:00

몸값 올라가는 브라질 재무장관 "대통령에 집착하지는 않지만"
2018년 대선 앞두고 유력 주자로 거론…카르도주 전 대통령 성공 재현할지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대선 정국을 앞두고 경제를 침체의 수렁에서 건져내고 있는 엔히키 메이렐리스 재무장관의 몸값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올해를 고비로 경제가 본격적인 성장세로 돌아서면 메이렐리스 장관이 단숨에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를 기세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메이렐리스 장관은 최근 라디오 방송과 회견을 통해 앞으로 더 나은 방식으로 브라질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서는 경제성장과 고용 확대에 집중할 것이며 어떤 정치인들처럼 대통령이 되려고 집착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신이 2018년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그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국가에 봉사하는 더 좋은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건이 되면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브라질 언론은 메이렐리스가 지난해 5월 재무장관을 맡은 이후 재정균형과 연금·노동 개혁 등에 큰 성과를 거두면서 대선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파 진영에서 뚜렷한 대선 주자가 떠오르지 않는 점도 메이렐리스에게는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 전문가들은 메이렐리스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대선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우파 사회민주당(PSD) 소속인 메이렐리스는 지난 2002년 중부 고이아스 주에서 연방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2003년에 좌파 노동자당(PT) 정권을 출범시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의해 중앙은행 총재로 발탁되면서 의정 활동을 하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메이렐리스 장관을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1995∼2002년 집권)에 비유한다.
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소속으로 재무장관이던 카르도주는 헤알 플랜(Real Plan)을 도입해 '하이퍼 인플레'를 해결하면서 단숨에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고, 1994년 말 대선에서 승리했다.
헤알 플랜은 연간 물가상승률이 5천%를 넘는 비상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미국 달러화와 교환 비율을 1:1로 묶는 고정환율제를 바탕으로 헤알화를 새 통화로 도입한 방안이었다.
카르도주는 1998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해 2002년까지 집권하면서 1980년대 중반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됐다.
정치권은 메이렐리스 장관이 2018년 대선에 출마해 카르도주 전 대통령의 성공 사례를 반복할지 주목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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