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지방세포(fat cell)가 항암제의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아동병원 소아 내분비내과 과장 스티븐 미틀먼 박사는 지방세포가 혈액암 치료에 쓰이는 안트라사이클린(anthracycline)계 항암제 다우노루비신(daunorubicin)을 흡수-대사해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8일 보도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세포주(cell line)를 백혈병 아이들의 골수에서 채취한 지방세포와 함께 배양해 다우노루비신을 투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미틀먼 박사는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이때 다우노루비신이 ALL 세포에 얼마나 침투했는지를 유세포 분석기(flow cytometry)와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광법(liquid chromatogrphy/mass spectrometry)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지방세포가 ALL 세포의 다우노루비신 축적을 크게 감소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지방세포는 다우노루비신을 흡수해 백혈병 세포가 생존하고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고 미틀먼 박사는 설명했다.
또 지방세포에 들어있는 효소는 다우노루비신의 분자구조를 변화시켜 백혈병 세포에 대한 독성을 크게 감소시켰다고 그는 밝혔다.
이 결과는 항암제가 흡수, 대사, 배설되는 방식에 지방세포가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렇지 않아도 비만은 유방암, 대장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 여러 암 치료의 좋지 않은 예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연구결과 밝혀지고 있다.
지방세포가 다우노루비신 외에 다른 항암제에도 유사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미틀먼 박사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암 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학술지 '분자 암연구'(Molecular Cancer Research)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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