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등 8인, 간담회 시작 전 10분 기다려…'군기잡기' 관측도
洪 "앙금 남긴 했지만…", 鄭 "정치 무상함 느껴" 언중유골 환영사
김무성 "과거 허물 따지기엔 나라 상황 너무나 위중"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을 탈당한 8명의 의원이 9일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왔다.
이들의 첫 일성은 '좌파 정권의 폭주 저지'였다.
김무성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정양석 황영철 홍철호 등 바른정당을 탈당한 8명의 의원은 이날 한국당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 참석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바른정당의 13일 전당대회 이후 한국당에 합류하기로 해 이날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사실상 입당식 성격을 띤 이 날 간담회는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됐다. 통상적으로 입당식에서 주고받을 법한 꽃다발도 눈에 띄지 않았다.
복당한 의원들이 먼저 회의장에 도착해 약 10분간 한국당 지도부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서로 간의 대화는 거의 없었다. 김무성 의원 등 복당파 의원들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한국당 지도부가 회의장에 오기를 기다렸고, 김 의원은 도중에 앞에 놓인 생수병을 열어 1회용 컵에 물을 따라 마시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회의장 주변에서는 복당한 의원들을 상대로 '군기를 잡는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현장에선 "처음부터 군기 세게 잡네"라는 말이 흘러나왔고, 이에 한 당직자는 "원내대책회의가 늦어져서…"라고 둘러댔다.
이후 회의장에 들어온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재입당한 의원 8명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지도부는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말 속에 '뼈'가 담겨 있었다.
홍 대표는 "정치적 소신이 달라 일시 별거했던 분들이 다시 우리와 재결합하기로 했다"면서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좌파정부가 폭주 기관차를 몰고 가는 데 대해 우리가 공동전선을 펴서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정치적 앙금이 서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 앙금을 해소하고 좌파정부의 폭주를 막아달라는 국민적 여망으로 우리가 다시 뭉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원내대표도 "요새 단풍 드는 것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도 느끼고 있지만, 한편으로 오늘 정치를 하면서 정치에 대해서도 무상함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것은 문재인 정부의 독선과 독주, 오만이 갈수록 극에 달하고 있다"며 "많은 국민이 실망하고 불안해하는 상황을 힘을 합쳐 극복하자는 (복당한 의원들의) 일치된 의사가 잘 관철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무성 의원은 "서로 간 생각의 차이나 과거의 허물을 묻고 따지기에는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위중하다고 생각했다"며 "문재인 좌파 정권의 폭주를 막아달라는 (국민의) 요청을 우리는 겸허히 받아들였다. 그래서 보수 대통합에 제일 먼저 참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홍 대표는 전날 '이제 (통합의) 문을 닫고 내부화합에 주력하겠다'고 했던 페이스북 글을 다시 언급하면서 "앞으로 통합은 국민이 지방선거에서 선거로서 해 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강효상 대변인이 전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복당한 의원들이 돌아가며 개인적 소회를 밝혔고, 일부 의원은 홍 대표에게 '열심히 하겠다. 받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다만 김무성 의원의 경우 비공개 때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이들 복당에 반대했던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날 간담회에 불참했다.
그는 간담회 직전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는 우리 당을 돌아보지 않을 것처럼 하더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슬그머니 다시 들어온다고 한다"며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김무성 의원도 예외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홍문표 사무총장은 이날 간담회가 열리기 전 당원자격심사회의를 열어 바른정당 탈당파에 대한 복당을 승인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날 복당한 인사는 의원 8명을 포함해 원외 당협위원장 50명, 기초·광역의원 48명 등 총 106명이다.
yk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