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63개 차종에 인증 취소·60개 차종 과징금 부과
'과징금 608억원' BMW, 단일 회사 과징금 중 역대 최고
(세종=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 포르쉐코리아 등 3개 자동차 수입사가 배출가스 인증 서류를 위조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인증 취소와 과징금 부과 조치를 받게 됐다.
환경부는 9일 허위로 배출가스 인증을 받은 이들 3개사에 인증 취소(해당 차종 판매정지),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을 사전통지했다고 밝혔다.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인증을 받은 BMW의 28개 차종에는 청문 절차를 거쳐 이달 중순 인증을 취소하고 의견청취를 받아 57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부품 변경 인증을 받지 않고 차량을 수입·판매한 BMW의 11개 차종과 벤츠의 19개 차종, 포르쉐의 5개 차종에 대해서도 의견청취 절차를 거쳐 각각 29억 원, 78억 원, 1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특히 BMW에 부과된 608억 원은 단일 회사에 부과된 과징금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현행법상 과징금 부과율은 인증 서류 위조의 경우 매출액의 3%, 변경 인증 미이행은 1.5%다. 과징금 상한액은 작년 7월 27일 이전 판매된 차종이 10억 원, 28일 이후 판매된 차종이 100억 원이다.
실제로 BMW는 2012∼2015년 제작차 인증을 받아 국내에 판매한 차량 중 28개 차종 8만1천483대에 대한 배출가스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BMW는 국내 인증 조건에 맞추기 위해 경유차 10개 차종과 휘발유차 18개 차종을 실제 시험내용과 달리 기재하거나 일부는 시험 결과치를 맘대로 낮춰 기재했다.
인증 서류가 위조되면 배출허용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할 수 없어 인증 취소 사유가 된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BMW는 또 2013년부터 작년까지 750Li xDrive 등 11개 차종의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인증받지 않은 부품으로 제작해 7천781대를 수입·판매했다.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경우 크기·위치·촉매 성분 등에 따라 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 인증 부품과는 다른 부품이 적용되면 배출가스가 다량 배출될 수 있어 반드시 해당 사항을 확인하고 변경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BMW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벤츠는 2011∼2016년 21개 차종의 배출가스 또는 소음 관련 부품을 인증받지 않은 부품으로 제작해 8천246대를 수입·판매했다.
포르쉐도 2010∼2015년 마칸S 등 5개 차종에서 인증받지 않은 부품으로 제작해 국내에 787대를 수입·판매했다.
앞서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이날 이들 3개사가 2012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배출가스 시험성적 서류를 위·변조해 인증을 받거나 부품 변경 사실을 숨기는 등의 방법으로 5만9천963대의 외제 차를 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관세청에서 발표한 차량 대수는 인증 시 시험성적서를 제출하는 '대표 차종'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환경부가 집계한 차량 대수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서류심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인증 확인 검사 비중을 3%에서 20%로 확대하고 다음 달 28일부터는 과징금 부과율을 매출액의 최대 5%로 상향하고 차종당 최대 500억 원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증 취소·과징금 부과 등의 행정처분은 수입사에 내려지는 것이어서 기존 차량 소유자는 차량을 운행하거나 매매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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