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영부인, 대통령직 승계 탄력받을 듯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최근 경질된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짐바브웨 부통령이 외국으로 망명하면서 영부인 그레이스 무가베(52)의 대통령직 승계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리게 됐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이날 제3자를 통해 발표한 5쪽 분량의 성명에서 자신이 짐바브웨를 탈출했다며 "내 생명과 가족에 대한 계속되는 위협 때문에 짐바브웨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자신이 어느 국가에 머물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음난가그와의 망명 발표는 93세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에 의해 경질된 지 이틀 만이다.
음난가그와는 성명에서 무가베 대통령에 대해 "죽을 때까지 이 나라(짐바브웨)를 통치할 권리를 부여받았다고 믿는 고집스러운 사람"이라며 권력욕을 꼬집었다.
또 무가베 대통령과 그레이스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신격화된 통치자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음난가그와는 나중에 짐바브웨으로 돌아와 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2014년 부통령직에 오른 음난가그와는 1977년 해방 전쟁 당시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하는 등 40년 이상 무가베 대통령을 가까이서 도왔다.
차기 대통령감으로 주목받았던 음난가그와가 갑작스럽게 경질되면서 영부인 그레이스의 대통령직 승계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스는 지난 5일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열린 토착교회 행사에 참석해 "무가베 대통령에게 내가 대통령직을 물려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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