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中저우언라이, 美키신저에 베이징덕 요리 효과 봐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 요리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문한 8일 저녁 베이징(北京) 자금성에서의 연회와 9일 인민대회당 환영 만찬에 어떤 메뉴가 준비됐을까.
중국 당국은 전날 자금성 연회는 물론 이날 저녁 인민대회당 만찬에 올릴 요리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연회와 만찬이라는 점에서, 그가 좋아하는 요리가 선보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중국의 전통요리인 '베이징덕(베이징오리구이)'을 대접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는 1971년 7월 10일 베이징에서 헨리 키신저 미국 국무장관과의 협상이 교착된 상태에서 식사시간이 되자 베이징덕을 대접했다. 파와 오이, 해선장과 함께 나온 중국의 인기 있는 베이징오리구이 요리는 이상한 마력을 발휘했다.
오후 들어 회담장 분위기는 눈에 띄게 좋아졌으며 두 사람은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에 합의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닉슨 대통령은 몇 개월 후인 1972년 중국을 방문하는 첫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몇 년 후 공개한 보고서에서 "베이징덕 요리를 먹은 이후 나는 어떤 제안에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잘 익은 스테이크에 토마토케첩을 뿌려 먹는 것을 좋아하는 등 미국식 음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베이징덕 요리를 대접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중국 외교 소식통은 SCMP에 "국빈 만찬 준비는 손님의 중요성을 반영해야 하며 손님이 소중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미국산 소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대접받고 기뻐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중국은 최고의 요리를 선보이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간단한 요리를 대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외국 정상들에게 중국의 전통 요리를 대접하는 것이 전통"이라면서 "이국적인 맛도 내겠지만 그것이 메인 요리는 아닐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특정 국가가 가진 최고의 요리를 대접함으로써 주빈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 전에 손님을 더욱 편안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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