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음식료·섬유 등 내수주 4분기 들어 주가↑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내수주의 '패자부활전'이 시작된 걸까.
올해 한 해 쾌조를 보인 정보기술(IT)·반도체 등 수출주와 달리 증시 활황에서 소외됐던 내수주가 정부 정책과 원화 강세 등으로 다시금 생기를 띠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말부터 지난 8일까지 유통과 식음료 등 대표적인 내수주의 업종지수 등락률은 5%를 훌쩍 넘어섰다.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유통으로 9.32%였다.
이어 섬유·의복(7.21%), 식료품(7.05%), 음료(6.11%), 금융(0.19%) 등이 뒤를 따랐다.
종목별로 유통업 중에서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39.12%)와 신세계[004170](36.13%)가 같은 기간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다.
음·식료품업 가운데에서는 풍국주정[023900](65.44%), 네이처셀[007390](44.58%), 코스맥스비티아이[044820](41.25%)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와이비로드[010600](68.89%), 형지엘리트[093240](48.22%), 토박스코리아[215480](43.41%), 에프티이앤이[065160](42.49%) 등은 섬유·의류 업종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이었다.
그간 글로벌 경기 호황과 안정된 국제 유가,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 등으로 IT를 위시한 수출주에 비해 부진했던 내수주가 하반기 들어 부쩍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새 정부 정책에 따른 내수 회복 기대감과 사드 배치로 악화했던 한중관계가 최근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은 "내년에도 코스피는 IT가 주도하겠지만, 문재인 정부의 소비중심 내수성장이 가시화하면서 내수주가 주목받고 사드 제재 부담에서 벗어난 중국 소비주도 턴어라운드(개선)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한 달 넘게 점점 더 비싸지는 원화의 가치(환율 하락)도 내수주에 힘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수출호조 및 기업실적 개선 등 펀더멘탈 부분 등을 고려한 결과 원화의 추가 강세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존 주도주의 역할이 지속하면서도 환율 변수가 결국 포트폴리오 종목을 다변화시킬 것"이라며 "경기 민감형 원화 강세 수혜 중형주인 중국 소비주, 증권, 음식료 등에 투자 기회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 민간 소비가 많이 늘어날 요인을 찾기 어렵다며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분석도 있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실질 소매판매지수 증가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소비 심리는 뉴스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실제 소비를 결정짓는 요인은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라 현재의 소득과 향후 소득 및 지출 전망 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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