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스트 기고…"美고위당국자·특사, 평양방문 또는 제3국서 北측 만나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책임 있는 고위 당국자나 특사가 직접 평양을 방문하거나 제3국에서 북한 측과 만나 미국의 '4노즈(Four Nos)' 원칙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의미 있는 대화를 향한 여건을 만드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은 월드 포스트에 기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대북 전략이 실제로 통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북한에 최대한 압박·제재를 가해 코너로 몰아넣으면서도 대화를 위한 문을 활짝 열어놓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월드포스트는 워싱턴포스트(WP)와 싱크탱크인 베르그루엔 연구소가 공동 설립했다. WP는 홍 전 회장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언급해온 '4노즈'는 미국은 북한의 정권교체와 북한붕괴, 흡수통일을 바라지 않으며, 북한 침공도 없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그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입장에선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와 달리 비핵화 후에도 정권을 존속할 길이 있다는 것을 보장받아야 할 것"이라며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전에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 이러한 노력 없이 군사적 옵션을 향해 치닫는다면 한국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얻어내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전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8일(한국시간) 국회 연설에 대해 "절제된 수사와 분명한 메시지로 한국민을 안심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울러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 배치가 북한의 군사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자칫 북한이 우발적이든 의도적이든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게 되면 우리에게는 어떠한 완충장치도 없다"고 남북 간 군사·외교적 핫라인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숨은 목적은 완성된 핵·미사일을 지렛대로 활용해 미국과 거래를 하는 것일 수 있다"며 "미 본토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직접적 위협에 놓이게 되면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 등 확장 억지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홍 전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ICBM 개발을 완성하는 날이 오더라도 미국의 핵우산이 한국과 일본을 보호할 것이라는 분명한 선언을 듣길 희망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서만 밝은 미래를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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