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이란도 북한 된다"…트럼프 '이란핵합의 부정' 비판

입력 2017-11-10 09:39   수정 2017-11-10 09:50

마크롱 "이란도 북한 된다"…트럼프 '이란핵합의 부정' 비판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핵 활동과 관련해 이란과 모든 관계를 끊고자 한다면 당신은 '새로운 북한'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5년 합의를 중단할 경우 다른 선택지는 무엇이냐"며 "전쟁을 시작하는 것? 이란을 공격하는 것? 그런 선택을 하게 되면 그 지역에서 말도 안 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현재 국제사회가 큰 위협으로 변한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처럼 향후 이란의 핵무기 문제도 악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경고한 발언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7일 엘리제궁에서 이뤄진 이번 인터뷰에서 실제로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경험을 따로 강조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는 우리가 북한에 대해 겪은 것과 정확히 똑같다"며 "(이란을 아무 합의없이 방치하면) 10년, 12년 뒤에 어느 날 갑자기 정신이 들어 아무런 통제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이란 핵합의에 반감을 보이다가 정부, 의회 대다수 인사의 반대에도 핵합의를 무력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지난달 "이란이 여러 차례 협정을 위반했다"며 이란의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이행을 인증하지 않아 대이란 제재의 재가동 여부가 미국 의회의 손에 넘어갔다.

미 의회는 이란핵합의재검법(INARA)에 따라 신속 절차(중대 사안에 대해 최대 10시간 논의를 거쳐 과반의 찬성으로 통과하는 절차)를 밟아 60일 안에 대이란 제재를 다시 부과하는 법률안을 가결할 수 있다.

이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다른 쪽(미국)이 핵합의를 찢는 쪽을 택한다면 이란도 이를 산산조각 낼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2015년 7월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독일)이 타결한 핵합의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주요국들이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른 한편으로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안보, 테러리즘 대응, 국방 등의 이슈에서는 '강력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공군이 미국 주도의 국제동맹군으로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공습에 참가한 것을 거론하며 "이는 미국과 프랑스의 역사적 관계에 따른 것으로 현 대통령들보다 훨씬 중요하고 강력하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체제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유럽 전체의 역사를 보면 일련의 전쟁과 다른 국가를 지배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EU가 탄생하고 나서 자유와 평화, 번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크롱 대통령은 국가의 강력한 규제와 노동자 과보호를 포함한 프랑스 경제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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