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연구팀, '충돌 당시 매연 방출량·지층 분석토대' 결론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6천600만 년 전 지구에 떨어진 거대운석 충돌 지점이 실제보다 몇백㎞만 어긋났더라면 공룡이 멸종하지 않고 현재까지 번성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호쿠(東北)대학 연구팀은 거대운석 충돌 때 나온 매연의 양을 슈퍼컴퓨터로 분석하고 당시 배출된 양 만큼의 매연이 나올 수 있는 지층을 조사한 결과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는 연구논문을 영국 과학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했다.
소행성 충돌로로 불리는 직경 약 10㎞의 거대운석은 6천600만 년 전 멕시코 유카탄 반도 부근에 떨어졌다. 공룡은 2억2천만 년 전부터 번성했으나 당시 거대운석 충돌로 땅속에서 방출된 매연과 유산염(硫酸鹽) 알갱이가 태양빛을 차단해 지구가 급격히 차가워지는 바람에 멸종했다. 당시 공룡과 함께 익룡류와 암모나이트 등 생물의 75% 이상이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연은 땅속의 유기물이 연소해 발생한다. 도호쿠대 가이호 구니오(海保邦夫) 교수(지구화학) 연구팀은 거대운석 충돌로 발생한 매연을 기상청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230~2천300 테라그램(테라는 1조배)의 매연이 고도 1만m 이상의 성층권을 덮으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8~11도 내려가 공룡이 멸종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어 이 정도의 매연을 방출할 가능성이 있는 지구상의 지층이 얼마나 있는지 분석한 결과 실제 낙하지점을 포함해 지구의 13%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추정했다.
바꾸어 말하면 나머지 87%의 어딘가에는 직경 약 10㎞의 거대운석이 떨어지더라도 공룡 멸종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랬다면 공룡은 지금도 번성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지구의 역사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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